시상식은 ‘시립대의 상권을 識(알 식)’의 줄임말이다. 이번호에서는 우리대학 후문에 있는 세 곳의 가게에 방문했다. 음식점부터 카페, 칵테일 바까지 하루를 훌쩍 보낼 수 있는 가게를 돌아보며 학우들의 사랑을 받는 메뉴를 알아보고 우리대학과 연이 깊은 사장님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현대적인 가구로 멋스럽게 꾸며진 인테리어
▲ 현대적인 가구로 멋스럽게 꾸며진 인테리어

후문을 나서면 지난 학기 새로 생긴 파스타집의 파란색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15파스타는 점심시간이면 배를 채우려는 학우들과 교직원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붐비는 점심 시간대를 피해 느지막한 오후 이곳을 방문했다. 비밀스런 지하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현대적인 가구들로 꾸며진 깔끔한 인테리어가 기자를 맞이했다.

지인과 동업 중인 이한성 대표는 지난 2020년부터 이번해 1월까지 도시과학대학 소방방재학과 조교로 근무했다. 이 대표는 “학교 근처 식당이 너무 없어 식당이 생기면 좋을 것 같았다”며 “특별한 수제 소스로 15분 안에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1인 주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메뉴가 선택을 어렵게 했다.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메뉴인 ‘우삼겹 마라크림파스타’와 인기 메뉴 ‘통베이컨 크림파스타’를 주문했다. 예쁜 접시에 담겨 나온 파스타의 소스 맛은 매우 독특했고 토핑도 큼지막하게 올라가 식욕을 한껏 돋웠다. 먹는 맛과 씹는 맛, 두 마리 토끼가 한 접시 안에 전부 들어간 것이다. 후식으로는 매실에 절인 방울토마토가 제공돼 식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매년 축제가 다가오면 15파스타에서도 평소와 다른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대표는 “매년 축제기간에는 2일 정도를 주점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가오는 삼동제에서도 ‘동네상권 토큰투어’에 참여해 음료를 제공하고 펍으로 운영된다.
 

▲ 다양한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저마다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다양한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저마다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끼리 언덕’이라고 불리는 우리대학 후문 오르막길의 별칭은 한 빌라에서 세운 커다란 코끼리 동상에서 유래됐다. 수년째 신입생들의 길 안내판으로 자리하고 있는 코끼리 동상이 서 있는 빌라의 카페가 바로 휙이다. 

휙 카페는 휘경동 골목길 재생 사업으로 선정돼 휘경동 도시재생예비사업의 일환으로써 지역 주민 쉼터 및 도시재생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대학 재학생들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이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개강을 맞이해 아침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학우들을 위해 아침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열심히 언덕을 오르는 이에게 잠깐 쉬었다 가라는 듯 중턱에 위치한 휙 카페에 발을 들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높은 층고였다. 일반 카페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높이 덕에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해졌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과 따뜻한 조명은 안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는 다양한 손님들은 이미 예쁜 자리를 차지하고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목재 테이블에 앉아 ‘유자 레몬 리프레셔’와 ‘아이스티’를 주문했다. 진열장의 케이크들도 눈을 사로잡았다. 유리컵에 담겨 나온 음료를 마시자 처서가 한참 지났음에도 여전한 열기가 눈 녹듯 사라졌다. 

휙 카페에서는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면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의 용기에 음료를 담아주고 1천원을 할인해 준다. 휙을 운영하는 함혁수(융전 19) 씨는 “주민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곳이 편히 쉬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따스한 조명과 술잔들
▲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따스한 조명과 술잔들

마지막으로 방문한 가게는 임준성(건축 16) 씨가 대표로 운영 중인 칵테일 바 MNED다. ‘못난이들’과 ‘모난이들’의 앞 글자를 딴 상호명인 MNED는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칵테일을 선보이고 있다. 못났지만 쓸모있는 농수산물을 활용해 양조주와 증류주 사업을 운영 중이다. 또한 임 대표가 창설한 우리대학 동아리 ‘PWU’의 학생들도 함께하고 있다.

임 대표는 애교심을 장소 선정의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 그와 더불어 학교와 가까운 위치기에 학생처 주관 비교과 수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교내 인프라를 활용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영향을 받았다. 골목길에 위치해 있어 골목 관련 지원 사업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도 현재 MNED가 이곳에 자리한 이유다. 

임 대표의 전공 덕인지 우리대학 상권에서는 흔치 않은 멋스럽고 세련된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바로 운영되기에 저녁 9시에 방문했다. 테이블은 연인 혹은 친구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따스한 조명이 어둠과 어우러지며 멋진 분위기를 형성했고 바 뒤쪽 벽에 가득한 술병들이 빛을 받아 화려하게 반짝였다. 
 

먼저 인기 메뉴인 못난이 과일을 활용한 ‘딸기 사와’와 ‘유자 사와’를 주문했다. ‘Ugly Fruits Rescue Team’이라는 프로젝트명답게 과일의 형태와 상관없이 사와는 정말 달콤하고 맛있었다. 추천받은 메뉴인 ‘Cacao Fezz NO.2’와 ‘싱가폴슬링’은 지친 하루를 위로해주는 듯했다. 

임 대표는 “못난이 과일을 활용한 하이볼과 사와에서 시작해 클래식한 칵테일 문화에도 적응하게 하는 것이 매장의 지향 방향”이라며 “항상 최선을 다해 입맛에 맞는 칵테일을 찾아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이세나 기자 lsn0304@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