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it수다] 진로교육 객원교수 한민정

잡it수다는 [UOS커리어디자인] 과목을 진행하는 진로교육 객원 교수가 시대생과 나누고 싶은 진로와 직업 세계에 대한 연속 기고문입니다.

직(職)원으로 살 것인가, 업(業)가로 살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직(職)원이 아니라 업(業)가로서 정체성을 찾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나와 직장의 관계에 천착하기보다 나와 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받는 만큼 일하는 직원으로 살 것인가, 자기 경영을 통한 직업적 전문가로 살 것인가?’는 진로 목표를 설정하는데 중요한 질문이다. 직원은 직장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일한 대가로 안정성을 보장받고, 업가는 주도성과 자율성을 갖는 대신 전문가로서 이력을 건 책무를 지기 때문이다.

직과 업의 차이

‘직’은 사회적 타이틀이자 생계의 수단이다. ‘직’은 조직 안에서 일을 통해 얻는 명함, 직함, 연봉과 같은 유형자산이다. 외부의 인정과 평가를 동반하며, 조직을 떠남과 동시에 사라진다. 반면, ‘업’은 일을 통해 얻는 경험, 기술, 전문성과 같은 무형자산이다. 회사와 조직을 떠나서도 ‘업’의 힘은 사라지지 않고 내면에 남는다. 

따라서 취업에 성공해 직업을 갖고, 직(職)원이 되었다고 해서 진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도리어 일을 업(業)으로 삼아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고, 어떤 세상을 꿈꾸며 그 속에서 나를 발현할 것인가를 찾는 것이 진로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직업과 진로, 그리고 스토리텔링

직업은 선택이지만, 진로는 삶을 통해 쌓이고 만들어진다. 취업에 성공해 직원이 되는 것은 단계일 뿐이다. 더하여 급격하게 바뀌고 있는 세상에서 진로를 찾기 위해서는 기술과 아이디어, 지식과 경험을 ‘스토리텔링’으로 결합할 줄 알아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진정한 힘은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개인적인 경험이 의미 있는 맥락으로 엮어졌을 때 사회로 파급되는 힘을 갖게 된다. 또한 수많은 영상, 게임, 광고, 마케팅, 갤러리, 박물관, 테마파크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성으로도 이어진다. 

스토리텔링의 시작, 기록

무엇을 경험했느냐보다 경험을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경험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그 결과를 차근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 의미로 정리된 경험의 기록들은 하나의 구슬이 되어 기억 창고에 보관될 것이다. 

진로 목표를 설정하고 방법을 구체화는 과정에서 그 구슬들은 스토리를 가진 이력으로 꿰어진다. 따라서 쓸데없는 경험이란 없으며, 의미 있는 실패도 중요하다. 특히 ’직‘이 아니라 ’업‘에 주목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진로교육 객원교수 한민정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