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기 독자위원회_ 제788호를 읽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기사라면 육하원칙에 따라 여섯 가지 기본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육하원칙을 완성하지 못한 기사는 독자에게 의문을 남긴다. 지난호는 우리대학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주제를 잡아 문제의 핵심을 짚어준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반대로 필요한 정보가 빠져 군데군데 구멍 난 기사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1면에 배치된 두 기사가 특히 빛났다. 커버기사는 김 총학생회장의 말을 빌려 등록금위원회와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의 학생 비율이 저조함을 강조했다. 이어 사설을 통해 등록금 납부 주체가 액수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부당한 현실을 지적했다. 공개토론회인 만큼 많은 논의가 오가 요점을 잡기 어려웠을 텐데 학우들이 집중해야 할 지점을 잘 조명해줬다는 생각이 든다. 2024학년도 등록금 액수 결정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다. 학우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위해선 앞으로도 끈질긴 취재와 보도가 절실하다.

누수 기사는 재정적 제약을 지적함으로써 그동안 서울시립대신문에서 다루지 못했던 뿌리 깊은 원인을 밝혔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다만 노후 건물 비중에 대한 설명은 누수 원인, 즉 ‘왜’에 대한 본질을 흐리는 것처럼 보였다. 건물 노후화를 탓하기엔 신축 건물에서도 지속적인 누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설과의 답변 역시 지극히 형식적이다. 누수가 해마다 발생하는데 도대체 언제, 어디를 보수했는지 궁궁증이 생긴다. 이에 대해 취재원이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사설이 아닌 기사에 다룸으로써 독자의 의문을 해소해줬다면 좋았을 듯하다.

3면 미래관 옆 임시도로 공사 기사는 해당 도로로 인해 구성원들이 겪은 불편과 보수 공사에 따른 기대효과까지 상세히 다뤘다. 그러나 공사 중 도로 접근이 제한된다면서도 공사 기간이 언제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가장 독자들이 알고 주의해야 할 정보가 빠진 셈이다.

학과 신설 기사도 새롭게 설치될 각 학과의 의의나 기능을 잘 소개해줬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하지만 우리대학은 현재 공간 활용률이 99%를 넘기는 데다 예산 부족을 호소하는 상태다. 새로운 학부가 신설되는 만큼 교원 인력이나 강의실이 충분한지 의문이 남는다. 누가, 어디서 강의를 하게 되는 걸까.

문화면 역시 ‘왜’에 대한 답이 미흡했다. 책, check의 경우 금서가 됐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주간을 맞아 세 권의 금서를 소개한다. 줄거리나 책의 역사에 대한 서술은 구체적이고 술술 읽힌다. 그러나 줄거리 소개에 그친다면 굳이 기사를 읽을 이유가 없다. 기자가 읽으며 들었던 의문이나 독자와 나누고 싶은 깨달음에 기반해 논제를 던졌어야 한다. 그게 독자가 책, check를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답이다.

단소리도 쓰려면 줄줄 써낼 수 있을 터이다. 그러나 필자는 쓴소리가 상대를 더 성장시킨다고 믿는다. 서울시립대신문을 향한 애정에서 비롯한 꼬투리이니 다음 호에선 기사의 기본, 육하원칙이 지켜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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