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가진 힘은 대단합니다. 무형의 존재 아래로 사람들이 결집하게 만들고, 그들을 정신적으로 치유하기도 합니다. 전능한 존재에게 잠시 기댈 수 있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든든해지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Hurricane’은 ‘Kanye West’가 신에게 자신의 과거와 고뇌를 고백하는 곡입니다.

3명의 아티스트와 함께한 이 곡은 청자에게 신비로운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힙합 장르임에도 곡 전체의 멜로디가 마치 찬송가처럼 느껴집니다. 시작부터 흘러나오는 ‘The Weeknd’의 감미로운 보컬이 곡의 코러스와 두 벌스 사이를 채웁니다. ‘Lil Baby’는 벌스에서 과거와 현재의 괴리에서 오는 괴로움을 신에게 털어놓습니다. 기계음 가득한 튠과 어우러진 Lil Baby의 흐르는 듯한 랩은 곡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Kanye West의 랩은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가사에는 진실한 신앙심과 진솔한 고백이 담겼죠. 역사에 남을 명반들을 만들고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자신을, 그렇지만 책임질 아이들이 있어 쳇바퀴 같은 인생을 받아들여야 하는 괴로움을, 아내와의 결별 후 공허감과 무수한 루머에 시달렸음을 이야기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고뇌를,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진심을 신에게 고백한 것입니다.

자신의 고뇌를 타자에 진솔하게 고백하기란 매우 힘듭니다. 그렇다고 번뇌를 속에 담아두기만 하면 몸과 마음이 서서히 망가집니다. 혼자 끙끙대지 말고, 자신만의 신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찾아 의지할 수 있다면, 오래도록 들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아주 홀가분해질 겁니다.

정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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