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기 독자위원회_ 제789호를 읽고

[금쪽같은 내 새끼], [백종원의 골목식당],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등…. 방영 이래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세 프로그램은 모두 전문가를 주축으로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대책을 논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능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해법에 주력하는 솔루션 저널리즘이 주목받고 있다. 세상이 어떻게 잘못됐는지보다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가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이처럼 실질적인 변화를 바란다면 기사 또한 전문가 또는 책임자의 말을 빌려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789호 보도면은 상세한 문제 제기에 반해 미흡한 대안이 아쉬웠다.

2면 홍보영상 공모전 기사의 경우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제기된 문제점을 세세히 다뤘다. 그러나 추후 공모전이 진행된다면 영상 형식에 따라 평가 기준을 어떻게 달리할 것인지, 조회 수 조작 여부를 어떻게 검토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부재하다. 승강기 오작동 기사 역시 꼼꼼한 취재로 사고 사실을 면밀히 알렸으나 향후 대책이 아쉽다. 기계 결함으로 인한 오작동이 7회나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점검 횟수 확대, 시설 보수 등이 아니라 사용자의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하며 마무리됐다.

3면 보도 rewind는 꽉 찬 부스 내부 사진과 1년 전 배송한 택배까지 그대로라는 취재원의 발언을 통해 그 심각성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담당자가 제시한 향후 대안을 볼 때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언급된 두 가지 대책 중 CCTV를 통한 관리는 보도 이전부터 진행돼왔다. CCTV가 불편 해소에 기여했다면 기사가 발행될 일도 없었을 테다. 택배 부스 이전은 미관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학생들이 겪는 불편은 그대로일 듯하다.

보도 기사에 실린 책임자의 응답은 전반적으로 그저 답변을 위한 답변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설에서 언급된 취재원의 불응을 비롯해 기자들이 겪는 수많은 난관을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답변에 못 미더운 부분이 있다면 꼬리 질문을 통해 실질적 대안을 끌어내는 것도 기자의 역할이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으나 이번호는 시의성과 재미, 뚜렷한 문제의식까지 모두 갖춘 그야말로 ‘읽고 싶은’ 신문이었다. 특히 사회면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청년조차 잘 알지 못하는 청년 고독사의 문제점을 상세히 다뤘다. MZ세대를 일반화하고 희화화함으로써 세대 갈등을 부추기는 사회 기조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학술면에서 논한 인문학의 중요성은 자칫 뻔해질 수 있는 주제였으나 4차 산업혁명 속 인문학의 필요성을 다루며 차별성을 더했다. 책, check는 철학사상을 빌려 지금 우리 사회가 겪는 현상을 설명했다. 학술적인 주제를 재밌게 풀어내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독자가 몰랐던 소식과 문제를 다루는 것만으로 충분히 역할을 다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해결책까지 제대로 보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다소 무리한 요구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매호 눈에 띄게 성장하는 서울시립대신문이기에 욕심을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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