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Spotify 시대생을 위한 노래추천
소원 - 이승철 -

누군가 고등학교에서 배운 가장 큰 지혜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기자는 망설임 없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상대평가 제도에서 서로 견제하기보다 도움주기를 택하는 친구들, 반에서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도록 말을 거는 친구들, 상대를 응원하며 진심으로 사랑하는 친구들을 보며 대체 어떤 마음을 가졌길래 저렇게나 다정한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3년 동안 점차 그들의 온기에 물들어 친구들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세상을 사랑할 수 있다고 하던가요. 졸업식 날에는 제 마음에 사랑만이 가득해 사회에 나가서도 지금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자신했습니다.

마음을 데우는 데엔 몇 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식히는 데엔 약간의 찬 공기면 충분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는 두려움. 나를 돕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외로움. 성인이 되며 마주한 차가운 현실에 세상을 사랑하겠다는 미성년의 굳은 다짐은 금세 꺾여버렸습니다.

이승철의 ‘소원’은 삶의 작은 일에도 사랑을 잃지 않게 해달라는 고백입니다. 그는 담담히 “내 가는 길만 비추기보다는 누군가의 길을 비춰준다면”이라며 타인을 섬기는 삶을 살길 희망합니다. 소원을 들으며 과거의 기도를 떠올려 봅니다.

혼자 잘 사는 사람이 아닌 내 사람을 챙길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 미워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내 빛을 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 마음속의 사랑과 연민이 사라지려 할 때면 노래를 튼 뒤 눈을 감고 소원합니다. 나를 누르는 책임이 무거워지고 환경이 변하더라도 언제나 타인을 위해 내 빛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요.


전혜원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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