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몰랐day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념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10월 21일은 ‘문화의 날’이다.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 생활 속 문화 향유를 확산하기 위해 정부가 1972년에 지정한 것으로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서 지난 2014년부터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실시해 온 ‘문화가 있는 날’과는 다르다. 

1970년대에 우리나라만의 문화 창조 중요성이 대두되며 제정된 『문화예술진흥법』에 의해 △방송의 날 △영화의 날 △잡지의 날이 통합돼 문화의 날이 탄생했다. 매년 10월 20일에 진행되던 기념행사는 2006년부터 10월 셋째 주 토요일로 개정돼 이번해는 오는 21일에 개최된다. 정부는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유공자에게 포상을 내리고 연극과 무용 공연, 강연회 등을 개최하며 문화의 날을 기념한다. 한편 문체부는 10월을 문화의 달로 지정해 매년 대한민국미술대전과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등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한 각종 대회를 개최하고 이달의 문화인을 선정한다.
 

▲ 사람들이 환한 햇살을 받으며 대학로를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있다.
▲ 사람들이 환한 햇살을 받으며 대학로를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있다.

기자는 이번 문화의 날을 맞아 연극 ‘행오버’를 관람하러 서울특별시 종로구 혜화동의 대학로를 방문했다. 대학로에 들어서자마자 1974년부터 대학로에서 자리를 지켜온 아르코미술관이 보였다. 미술관에서 앞으로 나아가면 야외 뮤지컬과 연극 공연이 열리는 마로니에 공원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회관 △샘터파랑새극장 △예술극장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들어서 있다. 1956년에 문을 연 학림다방과 1933년부터 짜장면을 팔아온 중식당인 진아춘 등 오래전부터 운영했던 가게들은 서울의 문화 변화를 함께한 증거로 여겨진다.

문화와 예술로 가득한 거리를 지나 도착한 극장 안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비록 내부가 좁아 자리가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배우를 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대학로의 극장은 다른 공연장보다 규모가 작아 약 30명 정도의 관객만 수용할 수 있다. 무대와 관객석 사이도 넓지 않아 배우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며 연극이 진행된다. 

장면에 따라 관객의 반응이 필요한 장면이 있어 배우가 직접 나서서 관객의 호응을 유도했다. 배우와 관객이 교류하며 만들어가는 연극은 오직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연극의 내용은 반전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첫 연극 관람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었다. 

연극과 뮤지컬의 성지인 대학로의 극장은 평소 우리가 쉽게 즐기는 OTT 플랫폼이나 영화관과 달리 작품과 수용자의 심리적 거리가 좁다. 오는 21일 문화의 날을 맞아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생동감 있는 공연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을 보며 익숙했던 문화적 일상에서 벗어나 색다른 문화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문화의 날’을 즐겨보자.


박소연 기자 
muminsy02@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