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피곤해서 카페인 수혈 좀 해야겠어.” 현대인들이 ‘수혈’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할 정도로 카페인은 필수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하루 중에 한 번은 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다. 

학생들의 경우 시험 기간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공부 시간과 효율을 늘리기 위해 고카페인 음료까지 섭취하며 잠을 줄이려 노력한다. 그러나 카페인이 지닌 여러 위험성과 권장량을 모르고 섭취한다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카페인이 지니는 부작용과 중독성, 중독 증상과 해결책에 대해 알아봤다. 

카페인 섭취에 대한 진실과 오해

카페인은 무색무취이며 쓴맛을 지닌 식물성 알칼로이드 성분으로 약리적 효능을 지니고 있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를 자극해 집중력을 향상하고 피로를 경감한다. 

또한 대사율, 에너지 소비, 지질 산화, 지방분해 및 열 발생 활동을 증가시켜 체중감소를 돕고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특히 현대인들이 카페인 섭취를 위해 주로 소비하는 커피의 경우 생리활성 물질인 카페인과 클로로젠산*을 지니고 있어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양시흠(도사 23) 씨는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마셔야 잠이 오지 않는 것 같다”며 “중학생 때부터 매일 커피를 찾는 건 일상이 됐고, 특히 시험 기간이 되면 잠을 줄이려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찾는다”고 말했다. 

카페인은 커피, 녹차와 콜라, 초콜릿, 의약품 등과 심지어 아이스크림과 껌 성분에까지 일상 곳곳에 함유돼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큰 효과를 볼 수 없는 적은 카페인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카페인 함량이 높은 커피나 에너지음료를 찾는다. 고카페인 에너지음료는 많은 사람에게 카페인 복용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 편의점 음료 매대에 진열된 다양한 카페인 함유 음료
▲ 편의점 음료 매대에 진열된 다양한 카페인 함유 음료

편의점 음료 매대를 보면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음료가 출시됐고 고카페인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카페인 함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찾는 몬스터 에너지와 핫식스의 경우 각각 355ml에 100mg, 250ml에 60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유명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는 355ml에 150mg의 카페인이,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는 355ml에 177mg의 카페인이 들어있다. 파스쿠찌 아메리카노의 경우 360ml에 231mg의 비교적 많은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고카페인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에너지음료의 등장과 동시에 커피는 다소 가벼운 음료로 취급되기 시작했지만 에너지음료를 뛰어넘는 카페인 수치가 커피에 함유돼 있기도 하다. 평소 커피를 자주 찾는 A씨는 “고카페인이라 표기된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커피를 마시는 것이 당연히 카페인을 덜 섭취할 거라 생각했다”며 “커피가 더 많은 카페인을 함유한다는 걸 알게 된 이상 커피를 마시는 횟수를 줄여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과다 섭취는 일상, 카페인 중독에 이르는 현대인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성인 기준 400mg 이하, 임산부의 경우 300mg 이하,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를 일일 카페인 권장량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커피나 에너지음료 한두 잔으로도 임산부와 청소년은 권장량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된다. 
 

▲ 일상 속 여러 식품에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 모습이다.
▲ 일상 속 여러 식품에 카페인이 함유돼 있는 모습이다.

특히 식약처는 성인의 경우 권장량을 넘기지 않을 것을, 임산부와 청소년은 권장량과 관계없이 아예 섭취하지 않는 것을 권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매일 두세 잔의 커피를 마시는 성인은 흔한 데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청소년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해 발표된 통계청의 「고카페인(에너지) 음료 이용 빈도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중 카페인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30%에 그쳤다.

카페인 과복용은 △불면증 △혈압 상승 △신장 손상 △발작 △부정맥 △허혈성 심질환** 등 수많은 부작용을 불러온다. 전남대학교 식품영양과학부 정복미 교수는 “현재 고카페인 음료를 비롯한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이 만연해 현대인들의 카페인 섭취에 대한 건강상의 우려가 커졌다”며 “무심코 섭취되는 카페인의 양은 실제 느끼는 양보다 훨씬 많을 수 있으며 이는 우울증과 불안 증세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너지음료 소비의 증가가 공중보건에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에너지음료는 카페인을 비롯해 설탕, 아미노산, 허브 추출물, 비타민 B와 같은 구성성분들이 혼합돼 있고 카페인과 당분이 과다 섭취되면 건강에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카페인 과다 섭취는 현대인을 카페인 의존과 중독에 빠뜨린다. 카페인 중독자에게서는 △구토 △무기력증 △수전증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또한 △두통 △심장 떨림 △불안 △신경과민 등 금단현상도 중독 증세의 일부다. 

건강한 삶을 이끌 적절한 카페인 섭취

카페인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국가와 개인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식약처에서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제12조의2 1항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1ml당 0.15mg 이상이면 ‘고카페인 함유’ 문구를 표시하도록 한다. 하지만 음료의 용기와 포장재 등에는 해당 문구를 비롯한 한 줄의 위험 문구 외에는 에너지음료의 긍정적 효과만이 가득 차 있다. 오히려 카페인 소비를 종용하기도 해 소비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정 교수는 “개인에 따라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므로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현대인 스스로가 고카페인 음료에 포함된 카페인 함량과 본인의 수용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과량의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식약처에서는 학교 및 우수판매업소에서는 고카페인 음료를 판매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카페인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질 땐 스트레칭과 함께 물을 마시도록 권유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카페인 섭취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카페전문점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비롯한 대체 커피가 대두됐고, 커피 맛이 나는 보리차 등이 인기를 끌었다.

카페인 중독자가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카페인 부작용과 중독 증세를 인지하고 권장 섭취량을 기준으로 적절히 카페인 섭취를 줄여나가야 한다. 정 교수는 “갑작스러운 카페인 섭취 중단은 또 다른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기에 조금씩 줄여나가는 방법으로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시험을 앞둔 지금, 잠을 줄이기 위한 무분별한 카페인 섭취보다 건전한 수면 패턴과 적절한 카페인 섭취를 통해 건강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현대인에게 있어 카페인 섭취는 단지 여유를 즐기는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릴 적 호기심에 부모님의 커피를 맛보던 때와는 달라졌다. 살기 위해, 버티기 위해 마신다. 성장기 어린이들을 비롯한 학생들에겐 입시와 시험을 통해 카페인을 찾도록 압박하고,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겐 카페인에 정신을 기대도록 한다. 

하지만 살아가기 위해 섭취한 카페인은 결국 의존과 중독이라는 길 끝을 마주하게 한다. 고통을 참으려 더 극심한 고통을 맞이하지 않도록 아군이라 생각했던 카페인을 점점 멀리해야 할 때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클로로젠산: 카페산과 퀸산이 에스터 결합으로 연결된 천연 화합물로 커피 로스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도 알려져 있다.

**허혈성 심질환: 관상동맥 혈류장애로 심장에 적절한 혈액 공급이 되지 않는 질환이다.


김동연 수습기자 
dyk082600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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