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한 ‘[서울디자인 2023] 기업+영디자이너 브랜드 전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우리대학 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전공 학부생 4명과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3팀, 후스디자인 이광후 대표로 구성된 ‘아무래도’ 팀이 디자인 작품의 창의성과 SNS 홍보과정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프로젝트 최우수팀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 팀 ‘아무래도’가 제작한 브러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디자인학과 이영원, 김다연, 김세린, 이지함 학우
▲ 팀 ‘아무래도’가 제작한 브러시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디자인학과 이영원, 김다연, 김세린, 이지함 학우

가치 있는 동행을 표현하다

우리대학, 홍익대, 카이스트 등 9개 대학의 13개 팀과 13개 기업이 참가한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젊은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기업의 ESG* 제품과 브랜드를 개발하고 제작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대표 이지함(디자인 19) 씨는 “동기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다”며 “DDP에서 기업과 협력해 전시할 기회는 흔치 않기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팀명은 amoredo(아무래도)로 아모레퍼시픽을 축약한 amore와 팀의 능동성과 자발적인 힘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동사 do를 합쳐 탄생했다”며 “한글로는 ‘다른 여지없이 결국’이라는 뜻을 가진 아무래도로 표기해 아모레퍼시픽과 우리대학이 여지없이 가치 있는 동행으로 나아갈 것을 암시했다”고 밝혔다.

아무래도는 ‘가치 있는 동행’을 주제로 누구나 재미있게 머리를 감을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도구를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린아이의 머리를 감기거나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 등 여러 경우에 맞춰 서로 다른 도구들을 디자인해 다양한 세대와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을 아우르고자 했다. 이 씨는 “머리 감기는 연령대와 신체적 특징, 생활 습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며 “서로 다른 8가지의 머리 감는 도구를 디자인해 남녀노소,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쉽고 재미있게 머리를 감을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봤다”고 설명했다.

본 프로젝트에서 아무래도는 먼저 스케치와 모델링 작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디자인을 바탕으로 연령과 성별에 따른 다양한 손 크기와 머리 곡률을 고려해 아크릴가공과 3D 프린트 출력, 도색 과정을 거쳐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위 과정을 토대로 △돌기의 면적이 구분된 브러시 △머리 전체를 덮는 브러시 △매우 작은 브러시 △비눗방울을 불 수 있는 브러시 △벽에 붙여 사용하는 브러시 △샴푸 바와 함께 사용하는 브러시 △앞머리만 감을 때 사용하는 브러시 △헤어 케어 제품별 다른 돌기를 가진 브러시 등 총 8가지의 머리 감는 도구를 완성했다. 

더불어 영상 촬영을 통해 머리 감기라는 일상적인 행위가 특별해지는 도구 개발에 도전한 과정을 풀어냈다. 이 씨는 “제품 사용 시 나타나는 재미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며 즐거운 분위기로 연출하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다양하고 특별한 개인에 주목하다  

작품의 본체는 물과 습기에 강한 소재와 함께 코코넛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버려지는 코코넛 껍질은 무기질이 30~40% 포함돼 있어 석유화학 원료의 절감이 가능하며 생분해성 플라스틱보다 비교적 공정이 간단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재료로 채택됐다.
 
하나의 사회 속 다양하고 특별한 개개인의 특색을 담고자 밝은 색감을 사용해 프로젝트 주제에 어울리는 활기찬 느낌을 표현했다. 이지함 씨는 “모두의 일상 속에서 머리 감기는 인간에게 가장 기초적인 행위인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도 깊이 관련돼 있다”며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머리를 감으나 자세히 보면 서로 다른 모습으로 행동하며 심지어 행위 자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치 있는 동행이라는 주제 아래 사회적 약자가 겪는 어려움을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힘들었다”면서도 “진심으로 노력했던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 매우 감사하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전공 주대원 교수는 “본 프로젝트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상을 담당하고, 내로라하는 디자인스튜디오에서도 다들 참가할 정도로 디자인 관련 공모전 중 위상이 높다”며 “졸업작품과 병행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로 학교를 빛내준 학생들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의 작품은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DDP 디자인 둘레길에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에 방문해 우리 일상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바라본 학생들의 노고와 열정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SG: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의 친환경 경영,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의미한다.


박소연 기자 
muminsy0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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