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는 ‘100주년기념관 4층 화장실에’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은 코니컬 튜브*가 비닐봉지에 담긴 사진과 함께 실험폐기물이 화장실에 투기돼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 속 코니컬 튜브에는 ‘100%(12주), 7%(8주), 20%(12주)’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저러니 한강에 괴물이 나오는 거다”, “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 줄 알고 누가 어떻게 처리하라는 건지” 등 거센 비판이 잇따랐다. 

글을 작성한 우리대학 학우 A씨는 “흙탕물로 보이는 실험폐기물이 화장실 쓰레기통에 있어서 당황스러웠다”며 “크게 위험해보이진 않았지만 공대생으로서 실험폐기물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자 글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100주년기념관 청소노동자 B씨는 “생활폐기물만을 처리할 수 있는 미화원으로서 해당 용기는 실험실의 소유물일 수도 있기에 함부로 치울 수 없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우리대학의 「각종 시약류 및 감염성(의료) 폐기물 처리 매뉴얼」에 따르면 실험폐기물은 해당 실험실에서 보관 후 실험폐기물 수거 신청서를 작성해 시설과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된 실험폐기물은 위탁업체가 매월 3번째 목요일 격주로 각 실에 방문해 수거한다. 과거에는 실험폐기물 집하장(현 음악관 부지)에 실험자가 직접 배출했기에 위험성이 존재했으나 현재는 위탁처리 방식으로 바뀌어서 실험자는 실험폐기물을 실험실 문 앞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 

실험폐기물이 버려진 곳은 100주년기념관 가동 4층에 있는 서울시립대학교 역사관 여자화장실이다. 100주년기념관은 가, 나, 다 세 개의 동으로 분리돼 있어 역사관은 가동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가동 앞 외부 계단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 

시설과 황민엽 담당자는 “그동안 자연과학관과 제2공학관에서 실험폐기물이 투기되는 사례는 있었지만 지정폐기물 배출 실험실이 없는 100주년기념관에 투기된 적은 이례적”이라며 “역사관은 비교적 접근하기 쉽기에 다른 건물 이용자 혹은 외부인이 투기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험폐기물을 공공장소에 투기 시 청소노동자가 위험에 노출되고 배수를 통한 하수처리 시에는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반드시 공식 매뉴얼에 따른 적법한 처리과정을 통해 실험폐기물을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폐기물은 일반폐기물로 분류되는 것을 방지하고 청소노동자의 안전을 위해 현재 시설과에서 수거해 보관 중이다. 황 담당자는 “실험폐기물 배출 방식의 변화로 무단투기가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일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실험실 담당자에게 폐기물 배출 위반 사례 전송, 폐기물 처리일 알림, 사이버 안전 교육 등의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할 것”이라며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폐기물 처리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코니컬 튜브(Conical Tube): 실험 샘플의 저장 및 원심분리를 목적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실험용기


이건 수습기자 
gunlee200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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