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기 독자위원회_ 제790호를 읽고

시험 기간이 겹쳤음에도 790호는 알찬 취재와 문제의식을 갖춘 양질의 기사로 무장했다. 2면 ‘등록금위원회 제2차 토론회 개최, 인상뿐 아니라 원상회복까지 거론돼’는 제목만 봐도 기사의 소재뿐 아니라 토론회의 논조까지 단박에 알 수 있다. 말미에는 등록금 액수가 이번달에 결정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독자가 주목해야 할 정보를 짚어준다. 이처럼 제목에서부터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한 경우 독자에게도 강하게 인식된다. 

그러나 기사에 드러난 핵심이 제목에는 반영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1면 ‘무단 투기 실험폐기물, 처리는 누구의 몫인가’가 그렇다. 굳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실험폐기물 처리는 실험자의 몫임을 다들 알고 있다. 당연한 제목은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하기 어렵다. 올바른 실험폐기물 처리법, 무단 투기가 초래하는 문제 등 중요한 내용이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 

2면 ‘시험 기간만 되면 반복, 넘쳐나는 쓰레기에 골머리’를 보자. 우리대학 구성원이라면 시험 기간마다 늘어나는 쓰레기를 모를 수 없다는 점에서 역시 뻔한 제목이다. 열람실 좌석 수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쓰레기통 등 기사에서 짚은 문제의 핵심 원인을 제목에 더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한편 1면 ‘공명한 선거를 위한 한 걸음, 규칙확정회의와 선거총액제 개정돼’는 기사에서도, 제목에서도 강조점이 확실했다. 안건이 많았음에도 대의원회의의 핵심 논의 사항을 곧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선거를 위한 개정에 집중하다 보니 감사에서 징계를 받게 된 대상과 그 경위, 수정된 감사 기준이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정기 감사 결과 물리학과는 72.5점, 인문대는 64점으로 회비 운용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뜻이다. 이번호는 대의원회의 안건 중 선거 개정에 집중했다면 주제를 ‘나누기’ 함으로써 추후 감사에 대한 논의까지 따로 다뤄주기를 기대한다.

8면 ‘디저트 먹다 당 중독에 빠진당’은 과다하게 당을 섭취하는 실태와 그 원인, 해결 방안 제시까지 탄탄한 구조로 구성됐다. 그러나 기사 중간중간 배치된 디저트 사진은 ‘빼기’가 필요하다. 기자가 직접 찍은 사진도 아닐뿐더러 이해를 돕기 위해 필요한 자료도 아니다.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했다면 제목 옆 여백에 작은 크기로 배치했어도 충분했을 테다. 12면 시상식 역시 가게를 찾게 된 배경부터 대표 인터뷰까지 알찬 구성과 흥미로운 내용 덕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지만 지나치게 큰 사진과 여백은 기자의 성의를 의심케 했다. 

잘 쓴 글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제목에 핵심을 더하고, 따로 보도할 수 있는 주제는 나누고, 불필요한 시각 자료를 뺀다면 서울시립대신문이 전하는 메시지가 몇 곱절 더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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