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소시는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냈던 장소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흔히 기적을 ‘일상을 침범해 삶을 뒤흔드는 전대미문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시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 자체가 모든 기적의 총합이다. 기자에게는 친해진 것이 기적처럼 느껴지는 대학 선배가 있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 상경한 새내기에게 대학은 낯설고도 외로운 공간이다. 고등학교와 달리 사람들과 친해지는 데에도 노력이 필요하고, 학교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것도 전적으로 본인 책임 아래에 있다. 조력자도 조언가도 없는 낯선 개척지에서 막막함만 느끼고 있을 때, 우리대학 중앙 기독교 동아리 CCC에서 한 선배를 만났다.
 

선배와 처음 방문한 장소는 우리대학 중문에서 회기역으로 향하는 길에 위치한 어느 카페이다. 선배는 기자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 대화가 끊이지 않게 도왔다. 카페에 들어가서는 기자를 위해 달콤한 초콜릿 음료와 생크림 카스텔라를 계산했다. 계속된 선배의 호의에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내비치자 선배는 “후배가 들어오면 너도 많이 사줘”라고 말하며 다정히 웃어줬다. 

디저트를 먹으며 선배는 기자에게 대학 생활은 잘 적응하고 있는지, 수업은 어렵지 않은지 등 세심한 신경이 필요한 질문들을 건넸다. 끝으로는 이루매 스티커, 공책 등을 선물하며 앞으로 대학 생활에 ‘엄마’ 같은 선배가 돼주겠노라 약속했다.
 

그 이후로 선배는 기자의 대학 생활에 든든한 조력자이자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됐다. 어느덧 진짜 엄마와 딸처럼 가까워진 우리는 지난 1일 다시 함께 갔던 그 카페에에 방문했다. 똑같은 장소에서 처음 만난 날과 똑같은 메뉴를 시키고선 고민과 농담을 반복하며 웃고 떠들었다. 시험 기간에 받은 스트레스가 전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대학에 진학하면 처음에는 모든 것이 어렵고 막막하다. 앞이 보이지 않는 기분이 들 때도, 홀로 낙오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소중한 대학 선배를 만나 함께 카페에서 수다를 떨며 고민을 나눠보자. 우리는 인생에 기적 같은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지만 실상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일생일대의 기적과도 같은 사람은 지금 내 옆에서 나와 함께 일상을 보내는 바로 그 사람이다.


전혜원 수습기자
plohw06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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