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시끌하던 나눔쉼터가 조용해졌어요.” 건설공학관 중정에 위치한 나눔쉼터는 오랫동안 우리대학의 지정 흡연구역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총무과는 해당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변경했다. 나눔쉼터에서 흡연 시 건설공학관 전 층 복도로 담배 연기가 스며들어 간접흡연이 심하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총무과 담당자는 “교내 흡연구역 12곳 중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며 “건설공학관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민원에 금연구역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임시 흡연구역으로 마련된 건설공학관 쓰레기장 옆 골목은 쓰레기장과 인접해 화재 위험이 있어 다시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건설공학관에는 지정 흡연구역이 사라졌다. 기존 건설공학관 나눔쉼터를 이용하던 흡연자들은 지정 흡연구역의 폐지 이유도 듣지 못한 채 21세기관 흡연부스를 이용하도록 통보받았다. 유준엽(건공 20) 씨는 “기존 가까웠던 지정 흡연구역이 사라져서 불편하다”며 “고층에서 수업을 듣거나 등하굣길 동선이 맞지 않으면 흡연하기 불편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 21세기관 지정 흡연구역에 위치한 흡연부스
▲ 21세기관 지정 흡연구역에 위치한 흡연부스

우리대학의 부실한 흡연구역 분리

우리대학의 지정 흡연구역은 미래관, 배봉관, 법학관, 인문학관, 음악관, 자연과학관, 조형관, 정보기술관,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21세기관, 100주년기념관으로 총 12곳이다. 그러나 법학관과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등은 보행 동선과 지정 흡연구역 간 분리가 명확하지 않아 비흡연자 학우들의 간접흡연을 야기했다. 

평소 법학관에서 수업을 듣는 이원건(세무 20) 씨는 “구름다리 위를 지나다닐 때마다 담배 냄새가 올라온다”고 말했다. 중앙도서관을 자주 이용하는 A(수학 22) 씨도 “중앙도서관 좌측 후문 출입로를 이용할 때마다 담배 냄새를 맡는다”고 전했다. 

부적절한 흡연구역 관리는 흡연자에게도 불편함을 준다. 전농관과 건설공학관 지정 흡연구역 폐쇄 등 교내 지정 흡연구역은 줄어들고 있으며 과학기술관과 시대융합관에는 지정 흡연구역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기술관을 이용하는 B씨는 “지정 흡연구역이 없어 미래관까지 이동하거나 비지정 흡연구역에서 흡연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 흡연구역에서 흡연해도 주위에서 간접흡연으로 불편해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지정 흡연구역 설치기준과 허점

우리대학 지정 흡연구역은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4항과 『서울특별시 금연환경 조성 및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를 따라 간접흡연 방지를 위해 건물 출입구로부터 10m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된다. 그러나 법학관 구름다리 밑이나 중앙도서관 후문 출입로, 학생회관 정문 좌측 등은 건물 출입로와 10m 이상 떨어져 있기만 할 뿐 여전히 해당 건물 사용자와 보행자는 간접흡연 범주에 노출돼 있다. 

총무과 담당자는 “교내 지정 흡연구역 모두 각종 법과 조례를 준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지정 흡연구역이 법을 만족하더라도 교정의 미관과 위치의 적절성, 간접흡연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했을 때 모두가 만족하는 완벽한 흡연구역을 만드는 것은 힘들다”고 답했다. 간접흡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흡연구역 설치 가이드라인」에 따라 흡연구역에 지붕을 포함한 벽면의 50% 이상이 개방돼 환기가 용이한 개방형 흡연부스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21세기관과 100주년기념관을 제외한 나머지 10곳은 흡연부스가 없이 사면이 개방돼 보행자가 담배 연기에 그대로 노출된다. 흡연부스가 설치된 21세기관과 100주년기념관에서도 여전히 간접흡연 관련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폐쇄형 흡연부스에 공기조화시설을 추가하지 않는 이상 기준에 맞는 흡연구역이더라도 보행로와 가깝다면 간접흡연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해 12월 성동구의 폐쇄형 흡연부스에 공기조화시설이 설치된 스마트 흡연부스가 생겼지만 개당 약 75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재정 문제도 스마트 흡연부스가 제대로 갖춰지기 힘든 이유 중 하나다. 

적극적 대책 마련돼야

과거 조성된 지정 흡연구역에 대한 재검토와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해 말부터 간접흡연 사례가 잦은 배봉관과 자연과학관, 정보기술관과 학생회관에 개방형 흡연부스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다.

총무과 담당자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위해 흡연부스를 확대하는 것이 타협점이 될 것”이라며 “추가 설치 구역 외에도 과학기술관과 시대융합관 사이 흡연부스 설치의 필요성 또한 인식해 관련 법과 조례를 충족한 부지에 지정 흡연구역 설치를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학내 구성원이 교내 지정 흡연구역에 대한 합리적인 위치를 건의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건 수습기자 
gunlee1068@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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