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소시는 소중한 사람과 소중한 시간을 보냈던 장소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는 벽처럼 주변을 둘러싼 높은 층고의 건물을 공기를 마시는 것처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벽이 아닌 푸른 나무가 가지와 잎의 틈새로 하늘을 보여주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시원한 바람으로 가득 찬 공원을 좋아한다.

고향인 부산에서 가장 좋아하던 곳은 집 앞의 공원인 ‘APEC나루공원(이하 나루공원)’이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센텀시티 옆에 수영강을 끼고 있는 나루공원은 기자가 자주 찾던 일상 속의 휴게소였다. 낮에는 나들이를 나와 여유를 즐기는 가족들이, 밤에는 운동하거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서울로 상경한 기자는 근처에 공원이 없어 답답한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었다. 중랑천 산책길은 차도와 너무 가까웠고, 우리대학의 교정은 벽 같은 건물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처는 아니지만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나루공원 같은 휴게소를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서울숲이다. 서울숲은 △A-Zone 문화예술공원 △B-Zone 생태숲 △C-Zone 체험학습원 △D-Zone 습지생태원 △E-Zone 한강주변공원으로 이루어진 테마공원으로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이 찾는 도심 속 녹지다. 

기자는 과거 나루공원을 자주 찾았던 고향 친구와 이곳을 방문했다. 나른한 오후에 방문한 기자와 친구는 발이 닿는 대로 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남서쪽 보행 전망교 위에서 한강을 볼 수 있는 곳에 다다르자 기자는 강바람과 경치를 만끽하며 추억에 잠겼다. 학창 시절 공부에 지칠 때면 함께 걷던 나루공원의 신선한 강바람과 잔잔한 물소리가 떠올랐다.
 

나들이 나온 아이들의 모습, 잔잔한 햇살 아래 흔들리는 나무들의 모습, 흐르는 강과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지친 우리에게 안식을 선사한다. 옆에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라면 그 효과는 배일 것이다. 추워진 날에 움직이기 귀찮고 힘들더라도 도시 속 푸른 자연을 찾기 위해 나서보자. 추운 날씨도 재미있는 추억의 일부가 될 것이다. 


정재현 기자 
kai71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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