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정문에서 언제나 학생들을 반겨주는 친숙한 가게들이 있다. 우리대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학교 발전과 학생 후원을 위해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있는 도토리군 버섯양, 마루한, 해머스미스 커피다. 서울시립대신문은 이번해 우리대학 후원의 집 최우수회원으로 선정된 세 곳을 들러 창업기부터 사장님들의 이야기, 받아 온 사랑을 돌려주고 있는 이유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도토리군 버섯양(후원의 집 10호)
김용한 사장님

언제부터 여기서 가게를 운영했나
처음에는 경동시장에서 20년 동안 냉면 장사를 했다. 2003년에 서울시립대학교 정문으로 이사를 왔지만 냉면만으로는 학생들을 끌어모으기 힘들었다. 당시 20대였던 딸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샤브샤브를 팔자고 제안했고, 그 덕에 지금의 도토리군 버섯양이 생겼다. 냉면집을 운영할 때부터 우리 부부와 아들, 딸이 같이 운영해 왔다. 이제 아들은 커피를 만들러 떠나고 딸과 우리 부부가 쭉 운영하고 있다. 나는 물건 구매와 가게 운영 전반을 맡고, 요리는 아내가 전담한다. 서빙은 딸 담당이다.

도토리군 버섯양이 사랑받아 온 이유는
막상 장사를 새로 시작하려고 하니 냉면만 팔아온 탓에 샤브샤브는 문외한이었다. 다행히 한·중·일식 요리 자격증을 전부 가지고 있던 아내가 샤브샤브를 연구하고 소스도 개발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샤브샤브 식당은 태국에서 수입한 소스를 사용했다. 반면 우리 도토리군 버섯양은 자체 개발 소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 소스가 히트를 쳐 지금까지 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샤브샤브도 맛있지만 칠리소스와 머스터드소스가 20년 세월의 비결이다.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며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지금도 졸업생들이 결혼해서 꼬마 아이를 안고 “아직도 있네요”라며 찾아온다. 20년 전 꼬마들이 학생이 돼 온 적도 있다. 긴 시간이 흐르며 외지로 나간 학생들도 있지만 가까운 곳에 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고 있다.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속해온 이유는 
도토리군 버섯양을 비롯한 시립대 앞 상권 대부분이 시립대의 학생, 직원들이 팔아주는 상권이다. 우리로서는 학생들이 너무나도 고마운 고객이기에 후원을 안 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후원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고마움이다. 

우리대학과의 인연을 이어가실 생각인가
코로나19 때문에 가게를 닫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몇십 년이 흘렀음에도 상권에 큰 발전이 없다는 게 아쉽다. 시립대학교가 주변 상권들과 더 협력하고 상권 부흥에 힘쓴다면 상부상조라 생각한다. 50대에 개업해 20년이 흘렀고 70대가 됐다. 내일모레면 80인 할아버지가 되니 후대에도 가게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권이 활성화되면 대를 이으려는 이들이 있겠지만 침체가 되면 하겠다고 덤비지 않으니 결국은 (대가) 끊어진다고 본다.
시립대학교 학생 중에서 직업을 구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사회에 나와 식당이든 뭐든 한번 해봐야 하겠다는 학생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용의가 있다. 20년 동안 다져놓은 기틀을 무한히 제공할 생각이니 요식업에 관심이 있거나 대를 이을 생각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이다. 

사장님에게 ‘도토리군 버섯양’이란
이 가게로 아들과 딸에게 기틀을, 우리 부부의 노후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학생들이 많이 찾아준 덕분이다. 가게 수입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후원을 통해 서로 잘 살 수 있게 하자는 마음으로 써오고 있다. 앞으로도 가게를 운영하는 동안 많이들 찾아와 주면 고맙겠다.


마루한(후원의 집 18호)
김태윤 사장님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속해온이유는
2018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액수와 상관없이 방문해주시는 모든 손님께 계란 후라이를 서비스로 제공했다. 학생들이 가성비가 좋은 식당으로 소문을 열심히 내주셨고 덕분에 가게가 알려졌다. 고마운 학생들에게 뭐라도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학교 후원을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마루한이 사랑받아 온 이유는
마루한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장사 중이다. 기본적으로 고깃집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단체나 대관 예약이 잡하지 않는 이상 시간대에 상관없이 육회비빔밥 등 식사 메뉴를 항상 판매한다. 
혼자 식사하기 위해서도 많은 손님이 방문해 주시는데 대기가 길어지더라도 절대 혼자 오신 분들에게 합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어떤 메뉴를 주문하는지와 관계없이 모든 손님을 동일하게 대한다. 이러한 것을 반드시 지키는 게 우리 식당의 큰 규칙이다.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며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추억이 담긴 이야기가 정말 많아 하나만 말하기 힘들 정도다. 여기서 식사하던 한 로스쿨 학생분이 시험을 통과하고 변호사가 돼서 “사장님 덕분에 육회비빔밥 먹고 (시험) 합격했습니다”라고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게 감사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시립대 학생들과는 좋은 추억들밖에 없는 것 같다.     

사장님에게 ‘마루한’이란
장사를 하면 힘들지 않을 수가 없다. 많이 늙고 있다. 코로나19 시절과 방학 때도 (운영이) 힘들었다. 자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는 언제든 식사하기 좋은 식당이다. 저녁 시간에도, 평일에도 주말에도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간혹 저녁에 식사하러 왔다가 사람이 많아 보이면 그냥 돌아가시는 학생분들이 많다. 앞으로는 편하게 들어와서 먹어주시길 바란다. 마루한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좋아하는 육회비빔밥과 함께 언제나 손님을 기다리고 있겠다.


해머스미스 커피(후원의 집 24호)
박상준 사장님

후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속해온 이유는
해머스미스 커피는 원래 오피스 상권 중심의 프랜차이즈 카페였지만 우리 지점이 시립대 정문 상권에 위치한 만큼 학생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추억의 명소가 되길 바란다. 오랫동안 학생들과 소통하며 영업하고 싶고, 시립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후원을 시작하게 됐다.

본사와의 마찰이 있었다는데
본사는 오피스 상권을 고려해 테이크아웃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면, 우리 지점은 해머스미스 최초의 대학가 지점이다. 
대학교 앞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본사의 매뉴얼과는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주 고객층에 따라 영업방식을 달리 한 것이다. 테이크아웃 중심이 아닌, 매장 내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본사와 어느 정도 마찰이 있긴 했지만 시립대 학생들과 잘 어우러진 매장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해머스미스가 사랑받아 온 이유는
공간을 소유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시대다. 학생들도 같은 가격을 주고 카페를 간다면 더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을 선호할 것이다. 외관 파사드*를 포함해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무장했다. 원목 책상의 자리마다 USB 포트와 콘센트가 있어서 “콘센트가 어디 있지”하고 찾으러 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다(웃음). 이용시간 제한 없이, 넓고 쾌적하게 공간을 구성했다. 각종 모임이나 팀플용 대형 스터디룸 대관도 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에 카공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한 게 강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인기 있는 메뉴는
요즘은 말차가 들어간 메뉴를 밀고 있다. 사용하는 원두 중 산미가 있는 고급 원두가 있는데 그냥 먹으면 좀 쓰다. 이를 말차랑 섞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제주말차 위드샷, 말차 카라멜 롤케이크가 가장 맛있고 자주 판매되고 있다. 스페니쉬 라떼와 단호박 쑥가또 쇼콜라도 추천해 드린다. 스페니쉬 라떼의 달콤한 연유와 당근 케이크 같은 단호박 쇼콜라의 조합이 참 맛있다.

사장님에게 ‘해머스미스 커피’란
대학가라는 상권에 맞게 카페 구성을 바꾸며 1년 동안 영업해 왔다. 앞으로도 시립대 학생들과 함께하고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 집에서 드시고 싶은 분들을 위해 매장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도 하고 있다. 주문이 접수되자마자 직접 배달을 가기도 한다. 카공하기 좋은 카페, 말차 디저트 맛집으로 시립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겠다. 

*파사드: 건물의 정면이나 외관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이건 수습기자 gunlee1068@uos.ac.kr
이정희 수습기자 dkdlfls0912@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