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사람] 김현진(사복 13) SBS 아나운서

이번호에서는 SBS 김현진 아나운서를 인터뷰했다. 김 아나운서는 지난 8월 SBS에 7년 만에 입사한 남성 아나운서다.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거쳐온 시간 동안의 이야기와 언론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김현진(사복 13) SBS 아나운서
김현진(사복 13) SBS 아나운서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꿈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로 일하는 게 중학교 때부터 목표였는데 첫 번째 꿈을 이뤄 즐겁고 신난다. 

원래 신입은 방송에 투입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나는 경력직으로 입사해 업무에 빨리 투입됐다. 하루에 생방송 2개를 맡고 있다. 오후 5시에 [오뉴스] 서브 앵커로 코너 2개를 진행하고 오후 7시에 [생방송 투데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MC를 맡고 있다. 정신없이 지내고 있지만 방송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이 감사한 마음이 어떻게 보면 초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마음을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다. 초심이 무르익으면 중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회복지학과와 국어국문학과를 복수전공한 이유가 있다면

아나운서를 꿈으로 삼을 때부터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방송을 진행하고 싶었다. 세상을 좋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전공이 있지만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왔던 학과가 사회복지학과라 주전공으로 삼았다. 사회복지학과에서는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문제의식, 그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배우고 다방면으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후 아나운서를 준비하기 위해 전문 지식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으로 국어국문학과를 복수전공했다. 아나운서는 결국 잘 전달하는 사람이다. 한국어를 더 정확하게 알고 잘 활용해야 하기에 국어국문학을 배우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 
 

어떻게 아나운서의 꿈을 꾸게 됐나

원래 친구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교 3학년 때 아침마다 칠판 앞에서 전날 수업을 브리핑해 주는 역할을 했다. 친구들이 어려워하던 과학 과목이었다. 수업을 직접 요약해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다 보니 ‘내가 말하는 것에 재능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한창 아나테이너가 유행하며 아나운서가 TV에 많이 출연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나도 저런 직업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대학언론사 활동이 어떤 도움이 됐나

1학년 때부터 대학방송국 JBS에서 아나운서로 3학기를 활동하고 실무국장 업무도 맡으며 총 5학기를 활동했다. 3학년이 됐을 때는 말레이시아로 해외 취재를 나가 방송국 동기들과 버라이어티 예능을 만들었다. 고된 일도 있었지만 그 또한 촬영하고 편집하는 친구들과 나눈 즐거운 추억이다.

많은 콘텐츠를 만들었던 경험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시대, 사람」과 비슷한 코너인 [JOB담]이라는 코너를 진행하며 다양한 직업의 선배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 취재를 하면서 다양한 꿈을 들여다보고 방송을 진행할 수 있어 좋았다.

2018년 대학교 4학년 시절, SBS 아나운서 공채 시험에 첫 도전장을 내밀었고, 감사하게도 최종 면접 단계까지 올라가게 됐다. 최종 면접에서 마주친 사람들은 경력이 많거나 아나운서 준비를 오래 했던 사람들이었다. 학원도 제대로 다니지 않은 내가 어떻게 최종 면접까지 올라갈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 봤다. 

결론은 JBS 활동이었다. 학창 시절 아나운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다른 동아리에서도 말하는 경험은 많이 할 수 있겠지만 누군가를 인터뷰하거나, 방송이나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언론사 활동은 언론사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얘기해 주고 싶다.

‘김현진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걸어온 길은

아나운서와 기자는 본인이 알고 있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잘 전달하고 쉽게 풀어내야 하는 직업이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언론인에게 좋은 소양이 된다. 그렇기에 우리대학에서 제공하는 해외봉사 활동과 RA 활동,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모집하는 봉사, 서포터즈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놓지 않았다. 

대학교 4학년 때 경험했던 SBS 최종 면접단계에서 2박 3일의 합숙 면접이 있었다. 총 10명의 지원자가 남은 상황이었다. 그때 지상파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어떤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최종 탈락 후 무슨 능력을 키우고 어느 경험을 쌓아야 할지 깨달았다. 

내 선택은 어떤 곳에서든 먼저 경험을 만들어 보자는 거였다. 바로 4학년 2학기까지의 대학 과정을 마치고 졸업 전인 2월 초, 극동방송 광주지사에 아나운서 겸 PD로 입사했다. 6개월 계약직으로 활동하면서 많은 일을 경험하고 능력을 키우던 중 극동방송 공채가 떴다. 다시 합격한 후 공채 직원으로서 만 4년 정도 근무했다. 처음에는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던 직장에서 능력도 키우고 경험도 쌓자는 다짐을 이룬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도 많았다. 광주에는 친구도, 가족도 없었기에 외딴섬에서 일하는 듯했다. 실제로 동기들도 많이 퇴사했고 나 또한 그러고 싶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경험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있을지, 이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경력을 쌓을 다른 곳이 있는지 고민해 보며 조금만 더 있어 보자는 생각으로 버티며 일을 배웠다. 그런 인내심이 마침내 나를 SBS로 이끌지 않았나 싶다.

SBS는 언론인을 희망하는 후배들의 ‘꿈의 직장’이다, 선배님의 ‘꿈의 직장’은 어디였나

SBS는 많은 사람에게 꿈의 직장인만큼 나에게도 꿈의 직장이었다. 지상파 아나운서가 되고 싶던 나에게 첫 면접을 통해 큰 깨달음을 준 곳이 SBS다. 그 뒤로 언제나 1순위는 SBS였다. SBS가 지상파의 의무를 다하며 좋은 방송을 많이 만들고 직원 문화도 좋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며 점점 이곳을 더 바랐다. 입사해서도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느끼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처럼 내 이름을 걸고 많은 사람을 인터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되고 싶다. 전 직장에서 라디오 DJ를 한 경험을 살려 SBS에서도 언젠가 라디오 DJ로서 사람들을 초대해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청취자와 질문도 나누고 좋은 노래도 많이 들려드리고 싶기도 하다.

내가 진행하는 방송을 통해 세상이 더 밝아지면 좋겠다. 더 좋은 문화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마음과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드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언론인이 가져야 할 자질은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모든 언론인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의 자질을 생각해 보자면 날카롭고 예리하거나,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자 하는 열망이 있거나, 인간관계가 좋은 다양한 재능이 언론인으로서 필요하다. 이런 자질을 모두 갖고 있으면 좋겠지만 ‘어떤 것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면 정작 본인이 지닌 재능은 살리지 못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본인의 색깔을 잘 키워나가는 것이다.

우리대학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팝스타]나 [싱 어게인], [쇼미더머니]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결국 잘 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잘 표현했던 사람들이 많다. 뽑는 곳은 없는데 취업하려는 사람이 많은 치열한 상황이 불안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 ‘뭘 해야 기쁜지’를 가장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내가 왜 살고 있는지’를 깊이 고민하길 바란다. 자신만의 색깔을 잘 키우고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그 색을 원하는 직장이 나에게 찾아온다. 다른 직장에 자기를 끼워 맞춰 취업했던 사람보다 자기의 색을 잘 찾아준 직장에 가는 사람이 더 행복하게, 그리고 더 오래 일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서울시립대학교를 아주 좋아한다. 학교에서 본인의 상황이 어떻든 환경을 탓하지 않고 원하는 목표와 최상의 결과를 이루려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이다. 후배들도 이러한 집단에 들어왔다는 것과 본인 또한 그런 사람이라는 걸 상기하며 자부심을 품으면 좋겠다.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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