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it수다] 한영진(진로교육 객원교수)

잡it수다는 [UOS커리어디자인] 과목을 진행하는 진로교육 객원교수가 시대생과 나누고 싶은 진로와 직업 세계에 대한 연속 기고문입니다. 

 

아주 오래전 우리 과 대표는 거의 매일 단체 과 미팅을 주선하며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다. 그날의 과 미팅은 서울시립대학교 **학과 오빠들이라며 자랑을 시작했다. “오빠들 엄청 착해~”

2023년, 첫 출근에서 만난 시대인들에게 설레는 마음으로 물었다. 우리 시대생들은 어때요? 대본이라도 있는 것처럼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학생들이 착해요.” 착하다고? ‘착하다’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한 것이다. 대한민국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대 학생 중에 마음씨는 모르겠고, 언행이 바르고 상냥하지 않은 학생을 찾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은데. 시대생에 대한 첫 소개가 여전히 ‘착하다’인 것에 적잖이 당황했다.

학교에서 만난 우리 학생들은 정말 착했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누구보다 열심히 잘 수행했고 친절하고 상냥했다. 그리고 누구보다 빛났다. 그러나 아무도 자신이 빛나고 있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그들은 무채색으로 착하기만 해 보였다.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착한 딸,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착한 모범생, 새 옷을 동생에게 양보하는 착한 형, 팀 과제를 묵묵히 혼자 해내는 착한 친구들만 특별 전형으로 골라 뽑았나 싶다. 착함 이외의 매력을 발산하면 마치 F 학점이라도 받는 것처럼 학생들은 조심스러웠다.

리더들에게 더 많은 도덕적 책임을 요구하는 시대이니 착하다는 것은 분명 우리대학 학생들의 장점으로 발현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착하다’는 상대방의 양보와 배려를 전제로 한 관계적인 평가일 때가 많아서 착하다는 말은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시대생에게 착하다고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재능이 있다. 적어도 내가 만난 시대생들은 그랬다. 착한 것 말고 우리 시대생을 어떻게 보여줄까? 무엇을 같이 하면 좋을지 고민이 깊어진다. 누구보다 빛나고 있으니 제발 그 매력을 좀 보여주라고 감히 우리 시대생에게 청한다. 

그러려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착한 누구로 살기 위해 부단히 애쓰고 노력하며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가진 진로 장벽을 우리대학에서는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그냥 대학생으로 최대한 허용된 많은 것들을 누리며 나만의 자아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타인의 시선과 욕망에 충실하게 살지 말고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 지금 우리 시대생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시대생이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만든 이력과 경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자신을 믿고 내가 되고 싶은 나로, 나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발산해 보자. 

P.S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고 싶은 학생, 자신의 매력을 찾고 싶은 학생들은 언제든 학생회관 205호로 오세요! 서울시립대학교 매력학과 ‘학생미래지원센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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