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부장 이세나
보도부장 이세나

“사랑했던 날들이여 이젠 안녕” 대국민 가수 싸이의 노래이자 제 마지막 글의 제목인 ‘뜨거운 안녕’의 가사입니다. 싸이는 남녀 간의 사랑 속 이별을 고했지만 저는 이제 신문사와의 작별을 고하고자 합니다.

21과 60. 서울시립대신문에서 활동하면서 제가 함께한 신문의 개수와 제가 작성한 기사의 개수입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지면에 실리는 마지막 글이라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지만 처음 서울시립대신문과 인터뷰를 한 날부터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울고 웃은 시간을 되돌아봤습니다. 

제773호로 시작한 글자가 제793호가 되기까지의 1년 반이라는 시간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으면 이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매번 마감과 인터뷰에 시달리는 나날들을 옆에서 본 주변 사람들은 그게 무슨 사랑이냐며 비웃을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이렇게 아픈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함께한 시간, 쏟은 정은 어쩌면 사랑이라는 단어보다도 사랑을 더 잘 대변해 주는 듯합니다.

분명 앞으로 회의감이 드는 날이 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진 않길 바랍니다. 진실 앞에 사람들은 허무함을 느끼지만 이는 곧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학적인 발견이 세상을 뒤바꾼 것처럼 언론인의 역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위대한 힘을 지녔습니다. 그러니 부디 자부심을 지니고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소망합니다. 물론 많이 힘들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더 힘든 길이 앞에 놓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다면 일단 한번 마주 봐 봅시다.

미처 연소되지 못한 감정과 글을 마저 태우고 제대로 된 작별을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편향되지 않은 글과 사실만을 전달하는 글을 써야 하기에 항상 감정적인 말보다는 쓰디쓴 피드백만을 준 기억밖에 나지 않습니다. 함께 해 온 기자들에게 이렇게 제 속마음을 전달할 기회는 처음이네요. 그렇기에 많이 부족하고 투박하지만 마음속 깊이 담아둔 진심을 전하고자 합니다. 덕분에 버티고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도 항상 지켜보겠습니다. 힘들 때면 언제든 찾아 주세요, 꼭.


보도부장 이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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