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기 독자위원회_ 제792호를 읽고

마지막 기고다. 이번 학기 총 6번의 바람을 서울시립대신문에 전했다. 매호 발전하는 모습에 감탄하기도 했지만 지적하게 되는 부분이 늘 비슷해 애석하다. 필자의 피드백이 지면 너머 기자들에게 잘 닿지 않은 듯하다. 

핵심을 반영한 제목과 명확한 주제 의식의 중요성을 되새겼으면 한다. 특히 신문의 얼굴인 1면 커버는 “성원에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는 당연한 말을 제목으로 잡았다. 인터뷰에서 뽑아낼 중요한 발언이 없었던 걸까. 기사는 선거 결과와 투표 당시 발생한 문제를 담백하게 다뤘으며, 새롭게 실시된 선거총액제 효과까지 잊지 않고 보도했다. 내용에 대해 고민한 만큼 제목에도 시간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면 소방 시설 기사도 동일한 양상이다. 중앙도서관 화재 경보가 오작동한 것과 더불어 자동출입 시스템으로 인해 위급상황 시 대피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뻔한 제목은 전혀 흥미를 끌지 못했다.

1면 하단 기사는 중앙동아리 상임위원회 운영과 동아리연합회 정기선거에서의 문제점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취재원의 수만 봐도 기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다만 한정된 분량에 관련된 문제점을 모조리 다루다 보니 각 사안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기사의 깊이가 얕고 무엇이 중요한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번호 눈에 들어온 기사는 3면 ‘교원의 불법 겸직, 중징계 처분 내려져’다. 시간에 따라 사건의 전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줬음은 물론 겸직이 왜 문제가 됐는지에 집중해 문제의식도 뚜렷하다. 징계 사실만 다뤘다면 한정적인 기사에 그쳤을 텐데 불법 겸직 당사자 입장과 옹호 의견도 실어 다양한 관점을 제시했다. 제목도 짧지만 기사 핵심을 정확하게 담았다.

3면 졸업유예 기사 역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이 전달됐다. 필자는 제도 부재에 대한 심각성을 알지 못했는데 타 국공립대와의 비교, 고등교육법 등 다양한 근거를 들어 설명해준 덕에 그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사회면 두 기사는 충실한 취재, 짜임새 있는 구조가 갖춰져 무난하게 읽혔지만, 여타 학보사, 기성지와의 차별점이 두드러지지 않아 아쉽다. 알바생과 업주 간 이해관계를 다룬다는 도입과 달리 한쪽의 고충만을 다룬 것도 지적할 점이다.

학술문화면은 늘 그렇듯 흥미로운 주제를 선정해 재밌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목구조 기사는 옛것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경제성과 기능성까지 조명했다. 문화면에서는 우리대학 정기연주회를 소개하는 동시에 고전음악에 대한 설명까지 다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진부하지만 모든 끝은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종강호가 발행됐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개강호 발행 일정이 시작될 테다. 이번 학기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그동안의 기사를 돌아보고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임원진과 기자들이 꾸려나갈 더 멋진 신문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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