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OSpotify 시대생을 위한 노래추천

세상은 앞이 보이지 않는 동굴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어두컴컴한 불확실성 속에서 작은 희망을 품고 살아갑니다. 학업과 인간관계, 비교의 굴레로부터 계속해서 자신을 증명해야만 합니다. 그럴수록 남에게 보이는 모습에만 집중해 정작 스스로의 마음은 돌보지 못하게 됩니다. 

기자 또한 그랬습니다. 대학생활에 설렜던 신입생은 코로나19로 무력해졌고, 이어진 군 복무에 세상으로부터 영원히 단절된 것 같았습니다. 눈앞에 주어진 일만 묵묵히 하다 보니 울적한 마음을 방치하기 바빴죠. 피어오르는 우울을 감당하지 못해 슬픔의 바다에서 하염없이 허우적거릴 때 ‘거울’은 말했습니다. “네 감정을 들여다봐.”

한로로의 ‘거울’은 우울 그 자체를 노래합니다. “젖은 머리 위로 더 축축한 괴로움만이 맴돌고”, “울려 퍼지는 숨소린 아무도 듣지 못하고”라며 거울을 보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합니다. 전반부의 한로로는 위태롭고 연약한 목소리로 노래하다 후반부에는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거칠게 울분을 토합니다. 

“습기 가득한 어둠을 억지로 품에 껴안고 나는 또 하루를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라며 노래는 끝납니다. 위로의 말은 없습니다. 우울을 연신 내뱉는 것 자체가 위로이기 때문이죠. 누군가의 공허한 외침에 공감하며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직시할 때,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돌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인생은 외력과 내력의 경쟁이라고 합니다. 연약한 살갗 탓에 세상의 외력에 쓸리고 아프지만,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내면이 있다면 끝까지 잘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거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봤으니 우울은 거울 속에 묻어두고 그대만의 푸른 낭만을 펼치며 살아봐요. 그대들의 오늘 밤이 안녕하길, 거울을 통해 그대들의 아픔이 치료되길. 


이건 수습기자 
gunlee2001@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