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서울특별시청에서 ‘2023 서울시 희망의 인문학 수료식’이 개최됐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우리대학과 건국대학교가 주관한 이번 희망의 인문학 프로그램(이하 희망의 인문학)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인문학 위드(WITH) 인문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됐다. 오세훈 서울시장, 우리대학 원용걸 총장, 건국대학교 전영재 총장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석준 위원장 등이 두 눈에 희망을 가득 품은 수료생들과 함께했다.
 

▲ 원용걸 총장, 건국대학교 전영재 총장에게 수료증을 받은 수료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 원용걸 총장, 건국대학교 전영재 총장에게 수료증을 받은 수료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다시 한번 희망을 꿈꾸다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 오세훈 시장의 주도로 문을 열었다. 노숙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물하고 자립 의지를 갖춰 새로운 삶을 설계하도록 돕기 위해 시작된 희망의 인문학은 2012년까지 약 4천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지난해 7월 제39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 시장은 희망의 인문학을 재개했다. 우리대학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해에도 희망의 인문학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지역시설들이 희망과정을, 대학교가 행복과정을 맡아 진행했다. 대학교의 행복과정에서는 희망과정보다 더욱 깊이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이번해 희망의 인문학은 참여자 739명 중 592명인 80%가 수료했다. 서울시청에 따르면 수료생 중 56%는 정서적·신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이뤘고 10%는 취업에 성공했다. 원용걸 총장은 “무더운 8월에 진행됐음에도 성실하고 행복하게 참여해 주신 수료생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교정에서 일상을 공유하고 함께 공부하며 행복을 함께 누리는 공동체 구성원임을 실감했다”고 축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희망의 인문학이 일상에 힘이 되는 행복한 경험이었길 소망하며 다음해에도 우리대학에서 행복을 함께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기존 희망의 인문학은 노숙인, 독거인, 저소득층에게 제공됐지만 이번해부터는 탈북민도 함께했다. 국내 탈북민들은 약 3만 5천 명이며 그중 약 70%가 서울시에서 살고 있다. 

우리대학에서 행복과정을 수료한 전원조 씨도 2002년 한국으로 월남했지만 9년 만에 서울역 노숙자가 됐다. 전 씨는 “탈북민들은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에 지레 겁을 먹고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유리 벽에 갇혀 있다”며 “인문학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기에 탈북민들에게 인문학 교육을 통해 삶의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사를 전했다.

희망을 주는 우리대학 구성원들

활동 보고도 이뤄졌다. 우리대학 대학언론사 방송국 JBS에서 제작한 스케치 영상이 상영됐다. 우리대학은 국사학과 교수진과 함께 <희망의 역사학> 특강과 <역사·문화 이야기 듣기>에서 실습과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스포츠과학과 교수진은 <몸과 마음> 강의와 함께 체육대회를 열었다. 국어국문학과 교수진은 연극과 작문, 영화 감상 수업을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도록 도왔고 중국어문화학과 교수진은 <바위와 뼈와 쇠에 새긴 글자, 한자의 여정> 등 특강을 열어 한자에 대한 지식을 전했다. 

이외에도 미술, 음악, 철학 등 여러 분야에서 강의와 체험이 수료생들에게 제공됐다. 희망의 인문학 사업책임자 목정수 인문대학장은 “문학, 역사, 철학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분들께서 강의를 듣고 시간이 지나며 삶의 활력소를 찾는 것을 보고 보람이 참 컸다”며 “다음해에도 진행된다면 인생 2막을 맞이한 분들이 캠퍼스에서 학생들과도 함께 호흡하며 청년들의 열정을 체감하고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울과 동행하다

수료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대학 구성원들과 함께했다. 스케치 영상을 제작한 JBS뿐 아니라 우리대학과 건국대학교 응원단은 치어리딩 공연을 통해 수료자들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우리대학 수료생들로 구성된 ‘희망의 합창단’은 Nuova 오페라단 강민우 단장의 지휘 아래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였다. 수료식은 ‘나뭇잎배’,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부르는 합창단의 맑은 목소리로 끝을 맺었다.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는 서울시청 시민청 시민플라자에서 두 대학과 지역 시설들에서 수료한 수료생들의 작품 130여 점이 전시됐다. 감상과 작문, 그림 에세이 등 수료생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들로 가득했다. 전원조 씨는 “문학 시간에 장편소설을 왜 읽냐는 교수님의 물음에 ‘체험하지 못한 걸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다’고 답한 한 친구의 말을 들었던 순간이 아직도 감동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오세훈 시장은 “잠자리와 식사, 일자리 논의를 넘어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했다”며 “이번 과정이 수료생 여러분의 삶에 소중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취재_ 
신연경 기자 yeonk486@uos.ac.kr 
박소연 기자 muminsy02@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