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우리대학 감사위원회(이하 감사위)가 진행한 2023학년도 2학기 정기감사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된 결과는 우리대학의 학생자치가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감사 규정상 40점 이상의 감점 및 경고 조치가 2회 누적될 시 각 자치기구의 회장과 재무 담당자 등은 징계요구 대상이 된다. 지난 1학기 감사 결과만을 살펴볼 때 물리학과는 72.5점, 인문대학은 64점의 높은 감점으로 징계요구 대상이 돼 2학기 동안 복리후생비 사용을 15%에서 9%로 제한받았다. 하지만 2학기 감사 결과, 감사위의 징계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듯 하다. 

1학기에 징계를 받은 인문대학은 33.5점으로 감점이 가장 높은 단과대학이 됐으며, 1학기에 20점의 감점으로 주의를 받은 국어국문학과는 더 심해진 56점을 받았다. 이외에도 많은 학과가 1학기 당시보다 높은 감점을 기록했다. 감사위의 경고와 징계를 신경쓰지 않는 듯 자치기구의 불투명한 운영은 근절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학기 정기감사에서 감점을 받은 단과대 및 학부과 회장에게 사유를 물었지만 전부 형식적인 ‘영수증 미비’만을 이유로 들거나, 심지어 연락을 피했다. 운영 미흡에 이어 개선 의지조차 보이지 않은 채 임기를 마무리한 것이다.

감사위는 정기감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단과대와 학부과 자치기구의 징계는 매 학년도, 매 학기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특정 단과대와 학부과는 당연하다는 듯이 계속해서 감점을 받고, 징계를 당한다. 감사가 과연 학생자치를 이끄는 학생자치기구의 금전적 운영을 적절히 견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감사위는 단순히 결제 내역을 보고받고, 합산해 결과를 도출하는 기구가 아니다. 영수증 미비로 인해 출처를 모르는 지출이 생기는 사례를 없애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40점을 훌쩍 넘는 감점이 이어지는 감사 결과들은 현 우리대학 학생자치기구들의 진심과 청렴도를 의심케 한다. 2024학년도 새로운 학생자치기구들이 선출됐다.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학기를 맞이한 학생자치기구들이 최선을 다해 투명한 운영으로 학생들을 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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