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몰랐day]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념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북극은 12월부터 2월까지 추운 겨울이지만 북극곰은 지금도 삶의 터전이 녹아내리는 위기를 겪고 있다. 국제 북극곰 보호단체 PBI(Polar Bear International)는 북극곰에 대한 인식과 인간이 직면할 위험을 환기하기 위해 2월 27일을 ‘국제 북극곰의 날’로 지정했다. 

북극곰은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 균형 유지에 필수적인 동물이지만, 환경 변화로 번식률이 낮아졌다. 몇 년 뒤에는 북극곰을 아예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따라 미국의 『멸종위기종보호법』에 의해 북극곰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사람들은 국제 북극곰의 날에 북극곰을 포함해 기후 위기로 서식지를 잃어가는 동물들을 보존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지난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2022 북극 보고서 카드」에 의하면 북극 전역의 적설 범위는 10년마다 약 20%씩 감소하고 있다. 북극곰은 기후변화로부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북극곰의 주 서식지이자 사냥터인 해빙은 녹아내리고 주 먹잇감인 물개의 개체 수가 줄어들며 먹이를 찾는 것도 어려워졌다. 먹이를 구하기 위해 장거리 수영을 하거나 북극곰의 먹이사슬에 해당하지 않는 고래를 사냥하면서 위험에 처하는 상황도 많아졌다.

기자는 국제 북극곰의 날을 맞아 일상생활 속에서 친환경 활동을 실천했다. 먼저 ‘플로깅’을 진행하기 위해 중랑천을 찾았다. 플로깅(plogging)은 ‘이삭을 줍는다’라는 의미의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cka upp)과 ‘달리다’라는 뜻의 영어 조깅(jogging)을 합성한 단어로,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위다. 쓰레기를 줍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플로깅을 실천할 수 있다. 
 

▲ 기자가 쓰레기 봉투를 들고 중랑천의 산책로에서 물티슈를 줍고 있다.
▲ 기자가 쓰레기 봉투를 들고 중랑천의 산책로에서 물티슈를 줍고 있다.

도착한 중랑천 산책로는 예상대로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로 어지러웠다. 오염된 쓰레기는 맑게 빛나는 강물과 대비돼 더욱 심각해 보였다. 피다 만 담배꽁초부터 물티슈, 페트병까지 다양한 쓰레기가 보였지만 선뜻 쓰레기를 줍는 사람은 없었다. 작은 쓰레기봉투를 채우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쓰레기를 주우며 인간의 잘못을 반성하고 환경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전자기기의 사용도 북극곰의 안전을 위협한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가 필수적이며 화석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된다. 기자가 두 번째 활동으로 각종 전자기기와 SNS 사용을 잠시 멈추는 ‘디지털 디톡스’를 선택한 이유다. 음악을 듣기 위해 틀어놓은 노트북의 충전기를 뽑고 침대맡에 놓인 핸드폰 전원을 껐다. 불편함은 잠시, 하루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책의 결말을 알게 되고 집중력 부족으로 포기했던 영어 단어가 외워지기 시작했다. 디지털 디톡스는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지구의 청소까지 도왔다. 북극곰과 북극 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인간의 미래와도 직결된다. 더 이상 미루거나 망설일 때가 아니다. 작은 실천으로 북극곰의 생존을 넘어 지구까지 지키는 것은 어떨까.


박소연 기자 
muminsy0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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