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사람 - 김우섭(세무 17) 코치

이번호에서는 지난해 2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프로팀 FearX에 코치로 부임한 김우섭(세무 17) 학우를 만나봤다. 
그저 게임을 좋아하던 학생이 프로팀 코치가 되기까지의 도전적인 여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학업과 코치 활동 병행, 어떻게 지내고 있나
지난해 초 LoL FearX 팀에 합류해 코칭을 시작한 이후로는 휴학을 하고 선수단 일정에 맞춰 생활 중이다. 지난해 1학기에는 휴학 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서머 시즌을 보내며 코치로서의 활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LoL 게임 리그 특성상 ‘LoL 월드 챔피언십’ 무대에 진출하지 못하면 리그경기가 없어 보통 하반기는 비시즌이라고 본다. 회사와의 상의 끝에  복학해 코치 활동과 학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2학기 학업을 무사히 마친 이후로 이번 1학기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에 코치로서 최선을 다하기 위해 휴학을 신청했다.

코치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많은 종류의 게임을 즐겼다. 어느 순간 경쟁이라는 요소가 포함된 게임에 더 흥미를 가졌고 그중 LoL을 가장 좋아하게 됐다. 게임 안에서 한 단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넘어가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다. 남들에 비해 재능적으로 앞선다기보다는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고민하는 능력과 그에 대한 정확한 솔루션을 내리는 과정에 있어서 남들보다 뛰어나다고 느꼈다. 
늘 내가 좋아하는 일이나 장점을 뚜렷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의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 평소 즐겨보던 게임 대회에서 프로게이머로서 능력을 펼쳐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프로게이머에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였기에 코치로서의 꿈을 꾸게 됐다.
목표를 정하고 나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무엇이 필요한지 적어나가며 노력해 결국 코치 자리에 오르게 됐다. e스포츠 코칭 관련 강좌를 이수했고, 매일 메이저리그의 경기를 찾아보며 스스로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음이 이끄는 곳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은 즐거웠고 실천해 나가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학교생활 중 도움이 된 부분이 있는지 
코치 면접 당시 팀 내 분석관께서 자기소개서에 어필한 데이터 관련 능력을 좋게 봐주셨다. 본인과 같이 데이터 분석 업무에 집중하는 쪽은 어떻겠냐는 제안을 주셨다. 분석관과 코치라는 선택지 중에서 결국 코치를 택하게 됐지만 1학년 때 자유전공학부 과정에서 수강한 통계학, 경제학 등의 전공 수업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직업적으로 가르치는 입장이 돼본 후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교수님들의 입장을 공감하게 됐다. 정보를 최대한 왜곡 없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중앙동아리 레벨업에서의 활동은 어땠나
레벨업에서 활동할 때도 동아리 내 LoL 대표팀의 코치로 역할을 수행했다. 동아리 팀이라고 해서 피드백 과정이 쉬웠던 것은 절대 아니다. 코칭, 피드백이란 가르치는 내용의 수준이나 듣는 사람의 수준에 따라 난이도가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시 말해 수준의 높낮이보다 그 상황에서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동아리원을 가르쳤던 경험이 현재 프로팀 선수단에게도 대입돼 동아리 활동이 경험적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본다.

학문과 게임의 공통점은
일반적으로 대학생이 전공 서적을 통해 학문을 공부하는 것은 이미 정립된 이론을 배우는 느낌이다. 반면 게임의 경우 전략을 연구하고 도전하며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새로 정립하며 나아가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언뜻 보기에 학문과 게임은 매우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둘 다 깊은 관심과 집중을 필요로 한다. LoL 안에는 여러 가지 역할 군이 존재하는데 어느 하나의 역할도 빠짐없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게임 지식을 끝없이 탐구해 나가야 한다는 것 또한 학문과의 공통점이다.

코치로서 필요한 자질과 가지고 싶은 능력은
게임 지식을 꾸준히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과 이를 선수에게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선수들과의 신뢰와 유대감 형성을 위해 선수들을 게임 내외적으로 단합시킬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LoL에 있는 모든 역할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싶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정보를 재구성 후 전략적 방향성을 수립하는 데는 자신이 있다. 이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절대적인 게임 지식을 빠짐없이 채우려 노력하고 있다.
공부를 예시로 들어보겠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해 단순히 모의고사 응시만 반복하면 아무런 발전이 없듯이 한 번의 모의고사에 응하더라도 출제된 문제를 전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게임 프로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단순히 연습경기와 리그경기만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한 경기마다 본질적인 게임의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완벽히 수행하는 통찰력과 순발력을 가진 코치가 되고 싶다.

비선수 출신의 코치로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처음 코치가 됐을 때는 비선수 출신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내 생각과 방향에 확신이 생기면 무조건 설득할 자신이 있었다. 실제로 선수단 내에서 어느 정도 신뢰감을 쌓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꾸준히 나만의 시선으로 게임을 바라보고 느낀 점에 대해 소통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선수단과 다른 코칭 스태프들에게 인정받으며 유대감과 신뢰를 쌓아나갔다. 
함께 승리하는 것은 모두에게 뜻깊은 순간이다. 평소 피드백했던 부분들이 게임 과정과 승패를 가르는 데 반영될 때 선수단과의 관계 또한 더욱 깊어지는 것 같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게임 코치를 준비하거나 남들과 조금은 다른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갈 길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디를 향하든 상관없다. 일관성 있게 한 방향을 정해 나아가다가도, 중간에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돌아와도 좋다. 하지만 최악은 제자리걸음만을 반복하는 것이다. 일단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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