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몰랐day]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념일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3월 11일은 흙의 날로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 2015년에 제정됐다. 흙의 날은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 제5조의 2에 명시돼 있다. 제정 목적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흙의 날에 행사나 토론회 등을 시행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1일 흙의 날을 맞아 ‘건강한 지구, 토양연구 미래’를 주제로 ‘대한민국 흙의 날 행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고 있는 기자의 모습
▲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고 있는 기자의 모습

흙, 즉 토양에는 모래알과 흙먼지, 암석 부스러기 등의 무기물질과 변질되지 않은 식물과 죽은 생물 등의 유기물질이 섞여 있다. 토양은 생물의 유체를 분해한 뒤 양분과 탄소를 저장하고 순환시킨다. 그뿐만이 아니다. 홍수를 방지하고 지반이 침하하는 것을 막으며 수질과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이 뿌리를 내려 물과 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 지탱하며 농산물을 생산하는 토대가 된다. 그렇게 자란 식물은 인간에게 필요한 에너지와 물질을 공급한다. 결국 토양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흙이 품고 있는 생명력을 느껴보기 위해 흙과 화분, 방울토마토 씨앗을 샀다. 오래전 초등학교에서 경험했던 화초 가꾸기의 기억을 되살려 책상에 신문지를 깔고 화분을 올렸다. 흙을 화분 안에 붓고 다섯 개의 방울토마토 씨앗을 심은 뒤 조심스럽게 흙을 얹었다. 그 위로 물을 뿌리자 방금까지만 해도 빈 통에 불과했던 화분이 기자에게 특별한 존재로 다가왔다. 

싹이 자랄지 죽을지는 모르는 일임에도 흙이 품은 다섯 생명의 가능성 자체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의 여신이자 모든 것을 지배하는 여신으로 대지의 신 가이아를 설정한 이유가 납득됐다. 화분을 보는 것만으로도 생겨나는 뿌듯함에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화분을 뒀다. 건강한 흙에서 튼튼한 식물이 자라기를 소망하면서 말이다.

현대 인류는 농산물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농경지에 과도하게 농약을 살포하고 경운하는 등 토양에 인위적 에너지를 과도하게 투입해 정상적인 물질 순환을 파괴한다. 특히 퇴적되는 토양의 특성상 토양오염은 급성적 피해보다 오랜 기간에 걸친 만성적 피해를 일으킨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서 발표한 「토양오염을 방지하는 습관」에 따르면 토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행위로는 △가정에서 쓰레기 배출량 줄이기 △농약 사용 줄이기 △야외에서 캠핑 및 차박 후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지 않기 등이 있다. 얼핏 보면 흙은 모든 것을 품고 매장하는 듯한 존재이기에 아무 생각 없이 쓰레기를 버리기 쉽다. 

그러나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 사소한 행위가 토양오염을 불러일으킨다. 흙의 날을 기념하며, 어린 시절 밟고 만지던 흙을 기억하며 토양오염을 방지하는 습관을 길러보는 것은 어떨까. 토양이 퇴적되듯 지금의 작은 행위가 쌓여 건강한 흙을 만들고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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