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서울시립대신문>은 2학기를 맞이하는 첫 신문으로서 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인다. 시각적으로 시대만평을 1면에 배치한거나 아이템의 다양화 및 여론면의 강화 등이 그렇다.

특히 학내 구성원의 참여 공간을 늘리기 위해 여론면의 구성이 확대되고 다양해지는 방향 설정은 점점 독자를 잃어가는 대학신문의 현실에서 옳은 선택이라고 본다. 친절하고 성실한 교직원을 다른 교직원이 칭찬하는 ‘포커스 이 사람’ 같은 기사는 여론면의 구성원 참여를 확대시키는 긍정적 기능을 한다고 본다.

학내에서 눈에 띠지 않지만 학내 서비스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다룬다는 측면 외에도 교직원을 학교구성원의 일원으로 학내 여론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긍정적 시도다. ‘나는 이렇게 주장한다’ 라는 토론란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토론 주제로 설정됐다면 다양한 문제제기들 중에 가장 중요한 사안이 될만하고 학내구성원의 이슈가 될만한 것을 가려내 선정한 것일 텐데, 심층 분석한 기사 하나 없다. 차라리 다음 면에 이런 사안에 대한 심층 분석한 기사를 배치해, 기사의 연계성과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는 게 낫지 않을까.

4면에서 ‘국문과 모 교수, 교양과목 수업 논란’ 보도 기사는 성폭력예방대책위원회로부터 성추행판정 후 교무과에 징계를 발의 받은 교수의 수업 여부에 관한 기사다. 기사의 논지는 수업진행 여부를 불투명하게 해 안정적으로 수업 받을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 보도기사 외에도 학생들의 언로로서 신문이 다른 식의 논평을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사설이나 베리타스, 기자칼럼 등 어느 곳에서도 다루지 않음으로서 신문사 스스로 태도를 어정쩡하게 취한 셈이 되었다. 성추행 피해자 처지는 두말할 필요도 없고 그 교수의 수업을 수강한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명확한 대안 제시와 입장 표명이 아쉽다.

지난 호의 특징은 참신한 기획과 여론면의 강화로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들을 담는 것 못지않게 핵심 이슈에 대한 명확한 취재와 분명한 태도도 중요하다. 대학신문이란 것이 학내 구성원끼리 의사 소통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분쟁 해결의 참고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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