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교육부는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육성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대학은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다음해부터 전공자율선택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을 앞둔 현시점 우리대학의 시행 계획 구체화 수준과 준비 정도를 알아봤다.

학생 전공선택권 확대를 위해

교육부가 수도권대학 51개교에 전공자율선택제 성과에 대한 가점 부여를 확정하면서 우리대학은 지난 1월부터 제도 추진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전공자율선택제는 학생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한 후 진로를 탐색하고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학생 전공선택권 확대를 위해 시행한다.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 담당자는 “무전공입학 확대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해당 용어는 입학 단계에서의 혁신 방안만을 포함한다”며 “입학 단계뿐만 아니라 재학 단계에서의 교육 혁신 방안도 포함하는 전공자율선택제를 공식적 용어로 선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공자율선택제 성과에 따른 가점은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지표 3개 항목 중 하나인 ‘교육혁신전략’에 부여된다. 이후 3개 항목의 점수를 합산해 대학의 대학혁신지원사업 추가사업비 규모가 결정된다. 제도 추진을 통해 받을 수 있는 가점은 최대 10점이다. 미래혁신원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내부 논의를 통해 재정 확보와 대학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제도를 추진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추진 방안은 ‘유형1+2 혼합’ 

교육부가 대학에 제시한 추진 방안은 유형1과 유형2 두 가지다. 유형1은 입학 단계에서 자유전공학부(이하 자전)로 학생을 모집한 후 모든 학부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우리대학은 유형1에서 전체 학부과 정원의 5%인 최소필요인원 48명을 확보할 예정이다. 자전 정원 30명은 유형1과 별도로 모집한다.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우리대학은 예술체육대학, 융합전공학부, 첨단학과를 제외한 학부과가 유형1에 필수 참여해 일정 비율만큼 적게 모집하고 자전에서 그 인원수만큼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형2는 계열·단과대 단위로 학생을 모집한 후 계열·단과대 내 모든 전공 또는 학과별 정원의 150% 이상 범위 내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한다. 교육부 지역혁신대학지원과 담당자는 “예를 들어 100명이 정원인 학과에 무전공 입학생을 포함해 150명 이상이 지원했다면 적어도 정원의 150%인 150명까지 수용해야 유형2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유형2 참여를 신청한 단과대학(학부과)에 우리대학에 지급될 추가사업비를 우선 배정하고 교육 환경 개선 등 우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4일 단과대학(학부과)에 유형2 참여 신청 안내가 이뤄졌으며 오는 15일까지 유형2에 참여할 단과대학(학부과)이 확정된다. 추진 방안에 따른 우리대학의 목표 가점 및 예상 추가사업비에 대해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유형1에서는 가점 5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유형2의 경우 단과대학 참여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한 추가사업비는 최소 30억 내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초학문 보호와 전공 탐색이라는 숙제

여러 대학에서 기존에 운영되던 자유전공학부에서는 학과 쏠림이나 전공 탐색 교육 및 프로그램 부족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전공자율선택제 시행 후 이 같은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대학은 2024학년도 자전 입학생부터 전 학부과로 진학할 수 있도록 하되 이공계열 진학의 상한선을 30%로 설정했다(▶참고기사: 제794호 3면 「자유전공학부, ‘전 학부과 진학 가능’, 이공계·예체계 진학의 문 열렸다」).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전공자율선택제는 학생 전공선택권 보장을 가장 우선한다”며 “이에 따라 우리대학에서도 자전의 이공계열 진학 30% 제한을 없앨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제한이 사라진다면 인문사회계열 정원 유지 및 학과 쏠림 문제 방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김도현(자전 24) 씨는 “2학년 때 공과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라며 “같은 과 동기들도 절반 이상 공과대학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학과 쏠림으로 기초학문들이 위기를 겪지 않도록 실정에 맞게 단계적으로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우리대학은 기초학문 보호 및 교육의 질 확보 방안을 마련하고 급격한 변화를 최소화하는 수준에서 전공자율선택제에 참여할 것”임을 약속했다.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하고 결정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이나 프로그램도 미비한 실정이다. 김도현(자전 24) 씨는 “입학 후 자전 학부생을 위한 진로 탐색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거나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학혁신지원팀 담당자는 “맞춤형 교과과정이나 진로 탐색 프로그램 및 전공 진입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혁신원을 비롯한 우리대학 10개 부서는 이번달 중순부터 약 3개월간 전공자율선택제 적용 방안을 구체화하는 ‘교육혁신전략 수립을 위한 TF팀’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채민 수습기자 
coals0112@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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