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배움터부터 동아리홍보제까지, 대학 축제와 행사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캠퍼스 밴드가 함께한다. 캠퍼스 밴드는 대학 곳곳에서 버스킹을 통해 학우들에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1977년부터 방영됐던 MBC 대학가요제가 불러온 캠퍼스 밴드의 전성기부터 현재까지도 맥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열정을 살펴봤다.

곳곳에서 반짝이는 밴드음악

대학가요제는 흔히 스타 등용문으로 불렸다. 제1회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서울대학교의 ‘샌드 페블즈’, 제1회 TBC 해변가요제에 출전한 홍익대학교의 ‘블랙테트라’ 등의 캠퍼스 밴드가 큰 화제성을 모았다. 신해철, 익스(Ex) 등 참신한 곡으로 문화를 선도했던 가수를 배출한 대학가요제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졌다. 

2009년 스타뉴스 「가요제 출신 가수들은 어디로 갔나」 기사에서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 씨는 “미디어의 급격한 발달과 가요제 참가자들이 흔한 패턴을 답습하기 시작한 것이 대학가요제가 이전보다 인기가 사라진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 중앙 락 밴드 동아리 Thrash Al이 버스킹을 하고 있다.
▲ 중앙 락 밴드 동아리 Thrash Al이 버스킹을 하고 있다.

대학가요제의 쇠퇴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 어려워진 시대에도 캠퍼스 밴드는 여전히 대학 곳곳에서 음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4일 우리대학 중앙 락 밴드 동아리 Thrash Al은 학생회관 앞에서 버스킹을 진행했다. 

첫 연주곡인 타케우치 마리야의 ‘Plastic Love’가 연주되자 관객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부드러운 기타 선율과 함께 시작된 Thrash Al의 버스킹은 기타 듀엣 연주에서 밴드 전체 악기 연주로 이어지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학생회관을 나서다 연주를 감상한 우리대학 학우 김수진(경영 23) 씨는 “오늘 학교에서 버스킹이 있는 줄 몰랐는데 익숙한 소리 덕분에 저절로 발걸음이 멈췄다”며 “예상치 못한 순간에 버스킹 공연을 보니 일상 속 부족했던 문화생활을 충전하는 기분”이라고 이야기했다. 

Thrash Al 부원 A씨는 “이번 버스킹 공연을 위해서 연주곡을 선택하는 것뿐만 아니라 편곡과 연주자 스타일에 맞는 조율하는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연습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비록 서툴러도, 당당하게

캠퍼스 밴드는 아마추어 학생들이 모인 만큼 음향이나 실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몽향’에는 수많은 캠퍼스 밴드가 공연을 위해 장소를 대관한다. 
 

▲ 캠퍼스 밴드가 공연을 하는 몽향의 무대
▲ 캠퍼스 밴드가 공연을 하는 몽향의 무대

몽향의 공연기획자 김정수 씨는 “캠퍼스 밴드 공연이 예정돼 있을 때는 공연 장비나 리허설을 확실하게 준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대부분 기기 장비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캠퍼스 밴드 공연에서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록 악기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움직임을 크게 하고 자신감 있게 연주해야 공연의 퀄리티가 올라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학생들이 서툴더라도 캠퍼스 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유는 캠퍼스 밴드가 가진 여러 이점 때문이다. 타인과 음악적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기에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으며 음악적 경험과 취미 개발 등의 개인적 성장도 가능하다. 

A씨는 “밴드 활동을 통해 부원들과 다양한 음악적 배경과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음악을 탐구하고 창조할 수 있다”며 “밴드 내에서 음악 스타일과 아이디어가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며 새롭고 풍부한 음악을 만들어 낸다”고 전했다. 나아가 공연이나 대회 등의 무대 경험은 대학생들에게 성취감과 만족감 등 정서적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대학 중앙 노래패 한소래의 서유정 씨는 “공연을 올라가기 전에는 항상 긴장해도 공연을 시작하면 낭만과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고 밝혔다. 비록 서툴지만 정형화되지 않았기에 빛나는 청춘의 열정이 캠퍼스 밴드에 있다.


전혜원 기자 
plohw061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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