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야소. 민주노동당 약진. 4·15 총선 결과를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두 사안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둘 모두 반민주 세력에 철퇴를 가한 것으로, 국민들의 정치 개혁과 민주 수호에 대한 열망을 고스란히 담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지난 총선보다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이 높아진 점 역시 다행스러운 일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주의와 감성정치를 타파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정당이 정책 대결을 제쳐두고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하는, 본말이 전도된 형국을 이번 선거는 더욱 두드러지게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민생 행보라든지, 추미애 민주당 선대본부장의 삼보일배,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사죄 행보는 구태 정치를 답습한 것이다.

이는 민생 현안을 염두에 두지 않고, 미시적인 차원에서 지역주의와 감성 정치를 부추긴 것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정책이 실종되고 감성적 제스처만 가득한 선거였다. 따라서 정치권의 이러한 득표 전략은 유권자가 그 당이 내건 공약을 알아보기 이전에 정당이 유권자에게 동정표를 구걸하는 현상을 낳았다.

각 방송사에서 마련한 정당간의 주요 정책 설명회에서도 정당의 토론자들은 자신들의 정책에 대한 건강성을 보여주기보다는 상대당의 정책을 흠집 내고 폄하하기에 급급했다. 결국 어느 정당이건 간에 총선에 앞서 내건 정책들은 모두가 사상누각의 형국인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은 절반만 선택한 상황이다. 나머지 절반은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부분이다.

여대야소 국회 등장으로, 대통령 탄핵처럼 민의가 내팽개쳐지는 초유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겠지만, 여당이 국회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민주 수호와 개혁으로 바로 연결될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앞으로의 여당은 국민을 위한 개혁의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앞으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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