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대표가 두 손을 맞잡고 6·15 공동선언을 발표한 지도 벌써 4년이 지났다. 4년 동안 남북관계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개성 공단이 착공되었고 이산가족 상봉은 몇 차례에 걸쳐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 있었던 용천 열차 폭발 사고를 돕기 위한 ‘온국민용천돕기운동’은 국민들까지도 남과 북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북측 사람들을 걱정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최근의 군사회담은 진일보한 남북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남북의 장성이 만나 무력 충돌 방지를 위한 합의를 도출해낸다는 것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조차 힘든 장면이었다. 남북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인 군사문제에 관한 회담을 열고 이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게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다.

하지만 남북 관계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도 여전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남북관계의 핵심은 북핵이다. 북핵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 관계의 진전 속도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핵의 불가역적인 해체와 동시에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며,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남북 관계를 개선시키고자 함에 있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6·15 공동선언이다. 남북이 국가와 국가간이 아닌 하나의 민족으로서 서로를 보듬어 안자는 것이 6·15 공동선언의 정신이라 할 것이다. 6·15 공동선언은 남북간의 차이에 대한 이해, 한 민족으로서의 동포애에 기반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우리에게 6·15 공동선언이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 정도로 치부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남북 관계도 이러한 토대에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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