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반에 부패가 만연하는데 왜 건설 부문에만 먹칠하느냐?” 정태원(건축학 86)씨가 2000년 인천공항 부실시공을 처음 언론에 고발했을 당시, 친했던 동료로부터 들은 말이다.

인천공항은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초대형 공사에 속한 것이고, 무엇보다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첫인상을 좌우하는 첫 번째 관문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정씨는, 건물 바닥에 물이 차오르거나, 중요한 철골 구조물에 균열이 가는 등의 부실 공사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97년 정씨는 본격적으로 인천공항 공사에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부실공사가 있음을 정씨는 알게 되었고, 문제가 해결되길 바랐지만 감리단, 시공사, 건축주 3자가 유착관계여서 시정요구는 무시된 채 정씨는 3년 간 홀로 싸웠다고 한다.

그러다 2000년 6월 30일 인천공항 준공식이 거행됨과 함께 자신은 퇴출당했다고 한다. 정씨는 여전히 인천공항의 부실공사와 부패가 존재함을 알고 사회 고발을 마음먹게 되었다고 한다. 또 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실련 간사로 들어가서는 건설 부문 비리와 부실공사에 관한 책10권 분량의 부실 추방 교과서를 만들었다.

정씨는 “테러위협도 당하고, 사회 고발 후 전공 관련 분야에 취직하기 어려웠어요.”라며 그간의 힘들었던 속내를 조심스럽게 말했다. “큰사람이란 큰일을 하는 것이지요. 큰일이란 많은 사람에게 많은 이익을 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자기 희생이 있더라도 감수하여,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라며 정태원씨는 큰 사람과 큰 일에 대한 정의로 끝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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