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 3대 논문 발표 100주년 기념

올해는 아인슈타인이 ‘광양자 가설’, ‘특수 상대성이론’, ‘브라운운동 이론’ 등 3대 논문을 발표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인 동시에 그가 타계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묘와 기념비를 만들지 말라는 유언에 따라 그의 유해는 화장되었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재가 뿌려졌지만, 그의 위대한 업적은 아직도 학계의 주요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어린 시절의 아인슈타인은 누가 보아도 학자로서의 가망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러나 1905년, 아인슈타인은 독일의 ‘물리학 연보’라는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 세 편을 발표했고, 세상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 논문들은 오늘날 각각 양자물리학, 통계물리학, 상대성이론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서, 어느 한 편만으로도 노벨상을 받고도 남을만했기 때문이다.

현대 물리학은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기점으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학이란 물체에 힘이 가해졌을 때 변화된 상태에 대한 이론인데, 뉴턴의 고전역학이 다루는 거시영역은 물론 뉴턴역학만으로는 다룰 수 없었던 미시영역까지 다룰 수 있는 것이 바로 양자역학이다.

고전역학은 결정론적 세계관에 기반을 두고, 초기 조건(원인)에 따른 분명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학계에서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자연이 주는 정보는 본질적으로 불확정성을 갖기 때문에 초기 조건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독일 김나지움을 중도 포기 하고 사색에 빠져있던 아인슈타인은 ‘뛰어가면서 거울을 본다. 빛의 속도로 뛰어가면 뭐가 보일까?’라는 의문과, ‘빛의 속도로 달리는 기차 안에서 빛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러고 나서 고전역학과 맥스웰의 전자기이론 사이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등속도로 운동하는 두 좌표계에서 적용되는 모든 물리 법칙은 같다’는 상대성원리와 ‘등속도로 운동하는 두 좌표계에서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다’는 광속일정의 원리로부터 특수 상대성원리를 도출하게 된다.

상대성이론에는 특수 상대성이론과 이를 확장·발전시켜 10년 뒤에 발표한 일반 상대성이론, 두 가지가 있다. 전자는 ‘특수한’ 경우(관성계)에만 적용되는 반면, 후자는 ‘일반적’ 경우(관성계 및 가속계)에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특수 상대성이론보다 일반 상대성이론을 이해하기 더 어렵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더 유명한 것은 일반 상대성이론이다. 고전역학이 전제하듯이 시공간을 영원불변한 것으로 받아들이던 당대에,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센 곳 주변의 시공간은 휘어있다고 주장했고 1919년 개기일식에 지구와 태양과 일직선상에 있는 별이 반사하는 빛이 관측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것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올해 초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탐사했던 호이겐스호의 모선인 카시니호도 이 사실을 최첨단 기술로 입증했다. 2002 년 여름 토성을 향해 가던 카시니호는 태양을 중간에 두고 지구와 정 반대편에 있었고, 지구를 향해 전파를 발사했다. 그 전파는 태양의 영향으로 엄청나게 휘어진 공간을 따라 지구로 왔다. 이때 과학자들은 비록 100만분의 20 오차가 있기는 했지만 87년 전 아인슈타인의 예측이 맞아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상대성이론은 자연법칙의 절대성과 시공간의 상대성이라는 개념을 강화함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 자체가 물질의 존재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원자의 세계뿐만 아니라 우주의 팽창과 수축을 설명하는 것은 물론, 블랙홀의 존재 등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평가된다.

과학자들은 지금도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검증하는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태양계 행성이나 항성들이 움직일 때 만들어내는 파동인 중력파이다. 우주가 평온할 때 아인슈타인이 지적한 중력파의 효과는 너무 미미해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신성 폭발 등 우주에 큰 변화가 있을 때 관측해보려고 계획 중이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남들보다 정신적인 성장이 늦어서 모두 의심 없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조차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여 결국 새로운 것을 찾아내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날카로운 비판력과 비상한 창의력을 결합하여 물리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 뒤 이른바 ‘1905년의 기적’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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