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케임브리지에 있는 세계적 논리학자에게 가기로 결심했다. 일단 교환 학생으로 온 그가 선생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제게 철학적 자질이 전혀 없나요?” 이듬해 여름, 선생은 그를 정식 학생으로 받아들였고, 그를 위해 모든 일을 기꺼이 했다. 스승이자 후원자이며, 심리 치료사이자 약효가 있는 뜨거운 음료 제조법을 알려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선생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의 『논고』는 햇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곧 선생은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지적으로 압도당하는 경험을 한다. 그가 인식론에 관한 선생의 작업 일부를 격렬하게 비판했을 때, 선생은 그의 불분명한 진술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자기가 오류를 범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훗날, 그는 선생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길 서슴지 않았지만 자신의 제자들이 따라서 비난하면 호되게 질책하곤 했다고 한다.

그는 바로 L. 비트겐슈타인이고, 그의 선생은 B. 러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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