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 1층 식당 세척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인데, 객관적이고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지는 못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세척실에서 경험하고 그 곳에서 느껴지는 바를 쓰고자 한다.

학생식당 주방에는 복지회에서 고용한 40~50대 아주머니들이 주로 일하시고, 세척실 역시 복지회에서 고용한 아주머니들과 하루에 2시간씩 시간제로 일하는 학생들이 일을 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세척실의 경우는, 대부분 반복 동작을 하거나 무거운 식기를 빨리 옮겨야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이 고된 편이다.

아르바이트 학생의 경우 하루 2시간씩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는데, 더욱이 고학번 선배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학업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데, 일을 마친 이후에 제대로 공부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그들로부터 종종 듣곤 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경우는 좀 힘들더라도 학과공부를 하면서도 시간을 내서 일할 수 있고, 3,200원의 시급, 식사제공 등의 이점을 갖는 편이다. 심각한 문제는 전업으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의 경우다. 아주머니들은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일을 한다. 즉, 학생들이 2시간 해도 지치는 일을, 아주머니들은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하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전보다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없는 편이어서 문제다. 필요한 인력이 채워지지 않으면, 당연히 사측에서 책임지고 인력을 채우는 것이 상식인데, 현재 학생식당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신청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부족한 인력을 유지하고 있고, 당연히 세척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의 양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어지는 셈이다.

부족한 인력으로 같은 일을 하려다보면, 당연히 서비스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주방의 경우도 친절하게 배식을 하기가 힘들게 되며, 세척실의 경우도 그릇을 청결하게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게 된다. 이것은 운영의 효율의 문제이든, 책임감의 문제이든, 상식적인 필요 인력을 책임 있게 배치하지 않는 학교측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임금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학교측에서는 아주머니들의 임금을 올리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식대를 올려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식대 = 노동자들의 임금’ 이라는 해괴한 공식을 세우고 있다.

이 공식에 의하면, 학생들이 좀 더 저렴하게 식사를 할 권리와, 학생식당에서 일하는 이들이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는 배치된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다음 두 가지를 사항을 학교측에서 적절하게 파악해야 할 것이다. 첫째, 식당 노동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서 적정한 인력을 파악하고, 책임 있는 적정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둘째, 첫째 문제와 결부하여 임금을 비롯한 노동조건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오성범 (전전컴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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