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홈페이지 게시판(Q&A)에 가보면 교내 난방 계획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글들이 몇몇 눈에 띈다. 겨울이 오긴 온 모양이다. 게시판에 올라온 난방 관련 글들을 좀더 유심히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글을 올린 사람이 스스로를 대학원생이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대학원생만 유독 더 추위를 타는 것일까. 그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대학원생이 특별한 종족이라는 증거가 아직은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원생 고유의 생활 패턴이 문제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첫째, 대학원생은 거의 하루종일 연구실에 들어앉아 있다. 따라서 오후 4시에 난방이 중지되는 현재의 시스템 속에서 대학원생들은 그 후 밤 12시까지 손에 입김을 불어 가며 책장을 넘길 수밖에 없다. 도서관에 올라가면 해결될 문제인가? 도서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만 도서관은 서로의 체온으로 온도를 조금 높이고 있을 따름이다. 한편 대학원생들이 도서관에 올라가지 못할 이유가 있는데, 그것이 대학원생의 두 번째 생활 패턴과 관련된다.

둘째, 대학원생의 반려자는 컴퓨터다. 좋은 논문을 쓰는 것이 대학원생의 목표라면 하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앉아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도서관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이상과 같은 대학원생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대학원생들은 겨울이 상대적으로 더 두려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학교측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난방 계획을 좀더 융통성 있게 꾸려 나갔으면 한다. 최소한 창문에 비닐난방이라도 해준다면 조금은 낫지 않을까.

박범서 (국어국문 대학원 석사 2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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