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orts 올림픽, WCG(World Cyber Games)가 ‘Beyond the Game(게임 그 이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대전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45개국에서 4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각국의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선수들을 모두 합하면 150여 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WCG의 정식종목은 ‘Star Craft: Brood War’, ‘2002 FIFA WORLDCUP’ 등 총 6 종목이다. 애석하게도 이 중 국산 게임은 하나도 없다. 페루선수단장 김석현씨는 “한국은 게임 저변도 넓고 인프라도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충분한 투자를 한다면 게임 산업에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글 지원조차 되지 않는 게임을 제치고 국산 게임이 정식 종목이 되는 그 날은 아직 멀어 보인다.

대회장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외국인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그는 자신을 폴란드에서 온 Artur Michalak이며 이번 대회 스타크래프트 부문 3위에 입상해 5000달러를 거머쥐었다고 소개했다.

WCG에 참가해 평소 아이디로만 알던 외국의 선수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친해진 것이 가장 기쁘다고 전한다. 한 자원봉사자는“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외국인들과도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국경과 언어, 문화적인 차이를 뛰어넘는 교류와 화합의 장’이라는 대회 취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운 좋게도 스타크래프트 결승전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TV 중계, 인터넷 중계 등을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본 사람은 5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자동차 같은 공산품과 달리 게임은 개발 이후에 드는 잡다한 비용만 제외하고 판매액 거의 다 수익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아직까지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더 넓게 퍼져 있다. 전쟁영화의 전투신은 폭력적이라 말하는 사람은 게임은 늘상 폭력성의 도마 위에 오른다. 이런 편협한 시각이 게임업계를 힘들게 하는 것 중 하나이다.

그러나 번지르한 WCG의 모양새에 비해 운영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 스타크래프트 결승전과 폐막식이 열린 EXPO아트홀은 개미떼처럼 몰린 관중을 수용하기에 너무 작았다. 표지판도 충분히 정비하지 않아 어디에서 무슨 경기가 열리는지, 방금 끝난 경기 결과가 어떤지조차 알 수 없었다.

WCG는 세계에 우리의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는 거의 되지 않았다고 본다. WCG가 게임대회를 넘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로, 그리고 우리의 게임산업을 도약시킬 수 있는 발판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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