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한지 얼마 안된 형과 며칠 전 도서관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쓰레기통에 빈 캔을 버리려는데 형은 쓰레기통을 보며 놀라워 했다. 놀란 이유는 쓰레기통이 이것저것 전혀 분리수거 안된 채 뒤죽박죽이었기 때문이다. 군에 가기 전에는 분리수거를 잘 했었다며 아쉬워했고, 나도 그 쓰레기통을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기 바로 전 반가운 글을 봤다. 쓰레기통이 있는 벽에 붙어 있던 글의 내용은 이제 학교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기 위해 학생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것이었다. 분리수거가 제대로 정착된 우리 시대의 모습을 그리며 몇 가지를 학교와 우리 스스로에게 제안해본다.

학교는 분리 수거와 관련하여 어떻게든 이 것을 정착시키려는 의지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 쓰레기 중 가장 재활용가치가 높은 것은 캔류가 아닐까 생각된다. 10여 년 전쯤 전국적으로 분리수거에 주목하며 몇몇 공공장소에서 캔을 압축하는 기계가 눈에 띄더니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단순히 종류별로 분리하는 수준을 떠나 어떻게 하면 쉽게 분리할 것인가부터 활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등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하자. 학교라는 여건을 충분히 활용하면, 쓰레기를 자원으로 만들어내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도와 시설이 아무리 좋아도 우리 학생들의 동참이 없으면 분리수거가 우리 학교에 정착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저것 뒤섞인 쓰레기통이 아닌 분리수거가 깨끗이 잘 된 쓰레기통이 있는 휴게실에서 쉴 때 기분부터 다를 것이다. 기분 좋은 쓰레기통으로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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