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게 있어 1년의 실질적인 시작은 3월 개강이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시립대신문 개강호는 독자들에게 대략적인 한해 신문의 방향을 보여준다.

가장 큰 특징은 시각화의 강조이다. 각 면에 사진의 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시대지키미>라는 포스터 형식의 캠페인도 마련했다. 또한 <매체비평>란을 신설해 독자와의 의사소통 통로를 마련했다. 지면 구성상의 가장 큰 변화는 시대기획면의 신설이다. 기존의 사회기획면은 사회와 관련된 내용만을 보도할 수밖에 없었으나 시대기획면의 신설로 보다 시의적절하게 다양한 아이템을 다룰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내용 면에 있어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1면 탑(등록금 평균 4.15% 인상돼)기사는 본부와 학생회의 추상적인 주장만을 동등하게 싣는 데에 치중해 독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 해마다 반복되는 ‘등록금 인상’과 관련된 갈등의 해결방안 모색, 최근 몇 년 동안의 등록금 인상 추이 등 보다 다양한 내용을 보도할 필요성이 있다.

3면 ‘미국의 반테러 정책과 국내 지식계의 대응’ 기사의 경우 계간지가 현실에 대해 다시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내용과 주요 계간지의 미국관련 논쟁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보여줘 기사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5면 ‘정보화 통한 교육환경 개선 필요’라는 기사는 제목과는 달리 지금까지의 정보화사업 결과에 대해서만 너무 치중한 감이 있다. 대학구성원의 반응이나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비중을 두는 것이 보다 좋을 듯 싶다. 7면 ‘진짜 토론을 시작하자’의 경우도 실제 방송내용을 예로 들지 않고 문제점만을 지적해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적었다.

물론 비판받을 부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3면 ‘열린 지성/ 아비튀스 속에 남다’라는 기사는 부르디외의 사상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부르디외의 계급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기존의 맑스 사상과의 차이점을 설명해 이해하기 쉬웠다. 시대기획면 역시 ‘토론 문화’를 주제로 인터넷, TV토론 등 다양한 내용을 실었다. 자유게시판 관련 기사나 TV토론 비평의 경우 우리들이 자주 접하면서도 간과했던 부분을 다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었다.

끝으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점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보도면 기사의 경우 전체적으로 제목이 너무 평이해 한눈에 눈길을 끌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해외견문학생 선발 실시돼’라는 제목보다는 ‘X일부터 해외견문학생 선발’ 등 독자들이 보다 관심 있게 볼 내용으로 제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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