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부터 우리대학 방송국은 인터넷방송을 시작했고 동시에 그동안 해오던 스피커 방송이 중단되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적으로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스피커 방송이 중단된 이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일부 학생들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리고 본지가 그러한 정보를 제공해야 함에도 그 의무를 소홀히 했음을 우선 인정해야겠다.

스피커 방송 중단에 대한 오랜 논의는 교무위원회에서 일부 교수들이 방송 때문에 수업에 방해가 된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수업시간에 방송을 내보내므로 학업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청취의사가 고려되지 않는 방송 형태를 문제삼은 것이다. 즉, 듣고 싶지 않은 이에게는 스피커 방송이 소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본부측은 방송국에게 선택적 청취가 가능한 방송 형태로 전환하길 요구했고, 방송국은 인터넷 방송으로의 전환을 선택했다. 지난 1월 결정이 내려진 후 4월부터 본격적으로 인터넷 방송 사업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이번 학기부터 인터넷 방송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방송국이 자신들의 오랜 전통을 달갑게 포기했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다. 방송국은 여전히 스피커 방송에 대한 아쉬움 토로한다. 선택적 청취 형태는 기존의 스피커 방송에 비해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자명하므로 방송의 입지가 좁아지는 일이니 방송국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수밖에 없겠다.

본지가 설문을 통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피커 방송으로 인해 수업에 방해를 받은 바가 전혀 없다는 학생이 약 64%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방해를 받은 바 있다는 36%의 학생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일방적 방송 형태가 아닌 선택청취 형태가 갖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 방송국이 스피커 방송을 재개하고 싶다면 우선 이러한 문제에 대한 내부적인 고민과 대안 마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설문조사 역시 방송국에서 보다 깊이 있게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

한편 약 61%의 설문자가 스피커 방송 중단에 대해 부당하게 평가했고, 과반수 이상의 학생이 스피커 방송의 재개에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본부측 역시 이러한 학생들의 견해에 보다 귀기울이고 이를 존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항상 학생들의 견해를 살피고 이를 적극 수용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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