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도중 아는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부터 아르바이트를 소개받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스키캠프 도우미 자리라고 이야기를 들었으나 약속한 날이 되자 다른 자리가 있다며 그곳으로 가자는 소리를 듣고 별 생각 없이 따라가게 되었다.

청담동의 한 건물에 차려진 사무실에는 직원들은 보이지 않고 그들의 책상 또한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 회사는 ‘네트워크 마켓팅’을 전문으로 하는 다단계 회사였다. 거기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과 어느 한 강의실에서 ‘네트워크 마켓팅’에 대한 설명을 듣게되었다.

이전에 TV로부터 그리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다단계의 피해 사례를 익히 들어왔던 나로서는 어서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만이 간절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강의를 들으며 일말의 기대심에 빠져들게 되었다. 일종의 돈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낯선 곳으로부터 오는 공포와 ‘땀을 흘리지 않고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평소 부모님의 말씀을 상기하며 곧 그 자리를 벗어나게 되었다.

얼마 전에도 대학생들이 학자금 융자를 받아서 다단계 사업에 뛰어들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쉽고 편한 아르바이트를 구하고자 한다. 그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다단계 사업가들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접근하여 학자금 융자를 받게 한 다음 초기 자본금으로 그 돈을 받아간다.

그리고 배당금 형식으로 처음 받아 간 돈의 일부에 불과한 돈을 넣어주며 다음에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테니 주변의 아는 사람들에게도 이 사업을 소개시켜주라고 권유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많은 대학생들이 다단계 사업의 희생양이 되어간다. 물론 모든 다단계 사업이 이렇다는 말은 아니다.

건전한 다단계 판매 전략으로 성공한 ‘암웨이’같은 기업도 있지만 많은 다단계 기업들이 일반 시민,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이득을 챙기고자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의 실체를 잘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많은 대학생들이 돈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것도 문제이다.

쉽게 벌어 쉽게 쓰는 것이 제일이라 생각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추세를 이용하여 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대학생으로서 정말 값진 땀을 흘리며 돈의 소중함을 느끼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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