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영화인들의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 1인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위현장을 찾은 지난달 24일 광화문 앞에서는 국민대 연극영화학과 지명혁 교수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지 교수는 ‘미국이 돈만 준다면 국어도 영어로 바꾸시겠습니까? 영화시장의 유통구조를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의 산업과 문화마저도 그들에게 내어주게 됩니다’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그의 주위에는 제자 20여명과 취재진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시위를 하고 있는 동안, 그는 외국인 기자와 20여분 간 인터뷰를 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도 취하며 명함을 건넸다. 또 그는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악수를 하는 등 ‘1인 시위’로 바쁜 모습이었다. 스크린쿼터 축소반대에 대해서는 바닥에 고정된 피켓만이 묵묵히 설명하고 있었다.

이런 시위현장을 보고 있으니, 1인 시위가 유명 인사만을 앞세워 시민들의 눈을 집중시키게만 하는 보여 주기식의 시위인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진정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를 위해서라면 서울 도심에서 국민여론의 지지를 받기 위한 1인 시위보다는, 실제 정책을 제정하고 집행하는 국회나 재정경제부, 문화관광부 앞에서 시위를 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스크린쿼터 영화인대책위는 146일 동안의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146일은 스크린쿼터에 의한 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로 영화인들이 시위를 통해 지키려는 최소한의 쿼터를 의미한다. 하지만 ‘146일’이라는 숫자에 집착한 나머지 시위의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의욕적으로 시작된 이번 1인 시위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시위에 대한 열의를 계속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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