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Drop In Center - ‘햇살보금자리’를 찾아서

‘노숙자’라고 하면 흔히 지하철 계단에서 구걸하거나 술주정을 부리며 서로 싸우는 모습들을 연상하게 된다. 평소 간접적으로 바라봐 온 노숙자들이 어떤 환경과 처지에 놓여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햇살보금자리(이하 햇살)를 찾아갔다.

영등포 시장의 골목골목을 돌아 허름한 공장 앞에서 마주친 햇살.

찾아간 날이 마침 수요정기예배 시간이어서 정요섭 목사의 설교로 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 노숙자들은 정 목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맞장구도 치고, 진지하게 성경도 읽었다. 또 그들은 정 목사와 함께 ‘힘들게 살아온 그 동안의 일을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내용의 기도를 하기도 했다.

예배가 끝난 직후 40대로 보이는 한 아저씨에게 다가가 인사말을 건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술기운에 얼굴이 붉고 휑한 눈을 가진 그 아저씨는 “조그만 사업을 했었는데 IMF를 만나 실형을 살게 됐다”며 “이후 갈 곳도 없고 해서 길거리에 나오게 되었다”고 이 곳에 오게 된 사정을 이야기했다. 또 그는 “6년간의 노숙자 생활을 통해 익힌 일용직 근로를 통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며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돈을 모아서 헤어진 아내와 자식들을 만나고 싶다”고 자신의 바램을 말했다.

정 목사는 “길거리에 나오게 된 노숙자들은 ‘햇살’과 같은 복지시설을 몇 년째 옮겨 다니며 생활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다. 그들은 술에 중독되고 담배에 찌들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힘들이지 않아도 식사와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는 쉼터와 햇살이 있기 때문에 노력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분들이 많다”고 노숙자들의 실상을 이야기 해준다.

정 목사의 말대로라면 시민들이 노숙자들을 경멸하고 무시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야 할 부분은 노숙자도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사회에서 보호해야 할 약자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자활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보내고 우리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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