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종식된지도 어언 20년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시점에 있어서 국제정치의 화두는 단연 중국의 미래에 관한 모습이다. 즉 중국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치, 세계최대의 외환보유국,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 유일한 강대국, 구매력수준 일인당 국민소득 5000달러 상회, 연평균 8%대의 고성장, 2015년 미국과 일본의 경제력 능가. 이 것이 오늘의 중국을 형용하는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국의 고성장의 그늘에 가려진 어둡고 암울한 부분이 경시되고 있다. 중국의 겉만 중시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중국을 둘러싼 두가지 견해

중국의 미래에 관한 두 가지 견해는 미국에 필적할 만한 경제, 군사, 정치적 대국이 될 것이라는 이른바 “중국위협론”과 중국의 성장과 발전은 경제적으로 가난한 대국인 중국의 성장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는 “종이호랑이론”이다. 중국의 고성장과 놀라운 경제력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중국의 개혁개방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다. 관료부패, 환경오염, 소수민족분규, 개인간의 소득격차와 불균형적 지역발전 등과 같은 문제에는 차치하고서라도 “상유정책 하유대책 (上有政策 下有對策)”과 같은 법률경시 풍조는 지방정부의 힘을 강화시켜 중앙정부의 입김을 약화시켜 버렸다. 우리돈 15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거금을 먹고 마시는 데 탕진하는 관료들, 한 끼에 수 백만원 하는 호화요리를 즐기는 졸부들이 있는 반면 스타벅스 석 잔 값으로 한 달을 살아가는 힘겨운 삶이 공존하는 중국이다.

동물용 의약품을 버젓이 팔고 있고, 공업용 산소를 환자에게 공급하는 병원, 오수를 주입한 소고기와 약품으로 처리한 과일을 팔고 있는 악덕 상인들, 사람을 치료하는 수의사들, 돈만 주면 북경대학 졸업장까지 구할 수 있는 가짜의 천국. 백주에 어린이가 죽어가도, 중인환시리에 한 소녀가 버스 속에서 맞아 죽어가도 누구하나 도움을 주려하지 않는 중국으로 변해버렸다.

“모든 인민들에게 평등과 정의를!”이라고 외친 마오저뚱, “부자가 되는 것은 영광스러운 것!”이라던 덩샤오핑, 함께 어울려 사는 “허셰(和諧) 사회의 건설!”을 부르짖는 후진타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중국인들의 모습에서는 인간성의 상실과 동양적 전통의 소멸이 보인다.

그러나 개혁개방이 추진된 지 28년이 지나고 있는 중국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는 단순히 중국의 국내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른바 국내문제와 국제문제 사이에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전형적인 “Intermestic”(International과 Domestic의 합성어)이슈가 되고 있다. 끝이 없을 듯한 에너지 소비, 미국의 공기까지 오염시키는 황사, 매년 여의도의 7배가 넘는 면적이 사막화되고 있고, 전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10개 도시 중에서 8개나 포함되어 있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의 움직임이 나비효과가 되어 전세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중국 바로 알기 절실

우리와 수교한 지 이미 13년이 지난 지금에도 중국의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듣지 못한 채, 밝은 중국만을 좇는 한국인들에게 성장과 번영에 가려진 중국의 또 다른 일면을 통해 “중국바로알기”가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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