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의 의사결정 과정

우리나라 대학의 폐쇄적 의사결정 과정은 여러 사학비리와 학생과의 갈등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반해 미국의 대학들은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확보해 이를 최소화 하고 있다

미국대학의 정책결정과 운영 과정을 살펴보면 미국대학에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대학이사회(Governing Board)가 존재한다. 대학이사회는 거의 예외 없이 교수가 아닌 대학 외부인사로 구성돼 외부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개방체제라는 특징이 있다. 대학이사회는 대학 당국과 교수 및 학생과의 분쟁을 최종적으로 조정·재결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을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 미국에서는 대학차원에서 자체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훈련된 대학행정가들은 일정한 보직을 통해 전문적인 대학행정가로서의 일익을 담당하게 된다. 총장·학장 보직교수들과 행정직원으로 구성된 미국대학행정가협회(AAUA)는 ▲대학 행정가들을 위한 윤리기준 설정 ▲대학 행정 분야 종사자들의 상호 이해 증진 ▲대학 조직에서 회원들의 이익대변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로써 대학 운영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비민주적인 절차나 과정 속에서 대학행정가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미국대학의 총학생회는 수시로 대학 총장 및 행정 담당자들과 공식적이고 직접적인 대화를 가지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학생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있다. 즉 학내의 정책결정이나 주요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 반영 경로가 명시적으로 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선 주요한 학내의 정책을 결정하는 ‘Faculty Board Meeting(우리대학으로 하면 교수협의회)’에서 학부와 대학원생 학생회장 모두에게 발언권이 주어진다.

학생회장의 발언에는 특별한 구속력은 없지만 학내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중요한 참고사항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인 칼텍(Caltech)의 대학원 학생회장인 Amir는 “만약 교수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반드시 우리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치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표시열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학생들의 대학 행정 참여는 피교육자로서의 한계가 있으나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특히 대학행정 기구 중에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의 공적인 회의는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공개돼야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이 대학행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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