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학내에서 크고 작은 도난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얼마 전 우리 학과 학생회실에서도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 가방을 잠시 두고 건물 앞 잔디밭에 나간 사이에 일학년 두 명의 지갑이 털렸다. 지갑 안에는 책값으로 준비한 돈이 제법 많이 있었다. 그 후로 우리 과 사람들은 학생회실에 가방을 맘놓고 놓지 못한다.

주변에서 들어보면 아주 자질구레한 일부터 제법 큰 일까지 도난 사건에 관한 얘기를 듣는다. 듣는 사람도 기분이 상하는데 당사자는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 과 학생회실이 털린 그 날도 서로 지갑을 확인하며 기분이 상했다.

사회과학관 3층에 이와 비슷한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있어 유심히 읽어보았다. 내용은 도난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목격했으니 빨리 주인을 찾아주라는 내용이었다. 인상착의까지 자세히 상황을 적고 있었다. 만약에 찾아주지 않으면 형사 고발까지 불사하겠다고 하여 도난 사건의 철저한 해결 의지를 보여줬다. 이 사건이 어떻게 끝나든 도난 사건의 범인과 목격자 모두 기분 상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물론 잃어버린 당사자는 말할 필요도 없지만...

학내에서 일어나는 도난 사건은 대부분 같은 학생의 소행일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강의실이나 학생회실에서 도난 사건이 일어난 것은 학생들이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건이 계속된다면 학생들 서로가 불신하는 골이 깊어질 것이다. 좀 더 서로를 믿을 수 있게 이런 사건이 하루 빨리 근절되기를 바란다.

배정화(도시사회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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