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의 현실과 그 진단

지난 2000년 10월에 발표된 한 통계에 따르면 인터넷을 매일 쓰는 사람(Daily User)이 전체 인터넷 이용자 중 43.6% 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번 인터넷에 접속해 평균 사용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는 명실상부한 인터넷 시대에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이용자 수 2000만명 시대에 진입한 지금 인터넷은 이제 ‘인터넷 중독’이라는 새로운 증후군까지 만들고 있다.

하루를 이메일 확인으로 시작하는 대학생 H군은 인터넷 매니아이다. 그는 매일 계속되는 오랜 시간의 인터넷 접속으로 밤낮이 바뀐 생활을 자주 하게 되었고, 그 비용 또한 부담이 되어 즐거움이었던 인터넷이 이제는 생활을 지속하는데 장애가 된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에 그는 ‘접속중단’라는 결심을 했다.

하루 이틀은 그럭저럭 버텼으나 이 접속중단에도 곧 금단증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누군가 메일로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을 것 같은 불안감과 뭔가 늘 빼먹은 것 같은 강박감에 시달리게 됐고 급기야 그는 또다시 밤새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이렇게 ‘접속금단현상’에 시달리는 네티즌이 늘고 있다. 하루라도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면 안절부절 못하고, 갑자기 컴퓨터에 이상이 생겨 통신에 접속이 안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며 자신도 모르게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접속금단으로 오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것이 네티즌이라면 한 번 쯤 겪을 만한 ‘인터넷 중독’이다.

한림대 의대 신경정신과 연병길 박사는 “현대인들이 이처럼 컴퓨터에 몰두하는 것은 경쟁적이고 복잡한 현실로부터 벗어나 가상현실로 도피하고 싶은 무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러한 현상을 분석한다.

‘중독’의 사전적인 정의는 술, 마약 따위의 것을 계속적으로 지나치게 먹어, 이것들 없이는 생활이나 활동을 하지 못하는 병적인 상태이다. 그렇다면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 없이는 생활이나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된다.

우리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7%의 학생들이 하루 동안 인터넷 접속이 안 된다면 ‘생활하는데 불편하고 답답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 대학에도 많은 수의 학생들이 인터넷 중독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대학 학생생활연구소 김태현(상담조교)씨는 인터넷 중독에 대해 “중독은 심리적으로 무엇인가가 채워지지 못하여 그 허전함을 채우고자 어떤 한 곳에 병적으로 몰입하는 것이다.

예전엔 술과 마약 등이 그 대상이 되었지만, 인터넷 중독에서 보여지듯이 사회가 다변화된 요즘은 중독도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특히 인터넷은 혼자서도 컴퓨터라는 수단을 이용해 즐길 수 있다는데 그 매력이 더 하다. 그러므로 몰입될 확률도 더 크다”고 의견을 밝혔다.

인터넷은 인간의 의식과 생활양식을 변화시키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영역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구성하는 강력한 매체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타 매체와 비교해 볼 때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수용속도와 사회적 파급력은 기존 매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전속도와 사회적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여전히 하나의 새로운 현상임에 틀림없으며 따라서 향후 인터넷의 발전 전망과 미래에 대해 각계 각층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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