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과 양자컴퓨터의 미래

다가오는 21세기는 대용량 초고속 정보처리 기술에 바탕을 둔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처리기술의 근간은 컴퓨터와 통신이며 이들은 대규모 집적회로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집적회로는 점점 더 소형화를 이루고 있으며, 인텔의 설립자인 Gordon Moore에 의하면 집적회로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약 2년마다 배로 증가한다고 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약 2020년경에는 CMOS의 크기가 20나노미터에 접근하게 되어 양자현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또한 Robert Kyeses는 한 비트의 정보를 저장하는 데 필요한 전자의 수를 시간의 흐름에 대하여 분석하였으며 향후 20년 내에 1개의 원자에 1개의 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예측하였다.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계산들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예로 소인수 분해 문제를 검토하자. 소인수분해가 중요한 이유는 인터넷 등에 많이 쓰이고 있는 암호체계가 바로 이 소인수 분해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양자컴퓨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이 AT&T의 Shor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1000 digits를 소인수 분해하는 데 단지 수만 단계만 필요하며 Pentium PC 정도의 속도를 갖는 양자컴퓨터가 존재한다면 수 시간 내에 풀릴 수 있는 문제가 된다.

quantum computer에서 1비트에 대응하는 것은 “quantum bit” (큐비트 qubit)이다. 한 예로 8개의 qubit로 된 1byte를 생각하자. 8개의 qubit로 구성된 이 레지스터는 매번 측정시 측정결과가 0부터 255까지 같은 확률로 나올 수 있다. 레지스터는 0부터 255까지 모든 숫자를 한 번에 나타낼 수 있고 측정했을 때는 단 한 개의 값이 도출된다.

이 8 bit register는 0부터 255까지 모든 숫자를 표현할 수 있으며 quantum computer는 단 한 번에 모든 숫자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이것을 “quantum parallelism”이라 한다. quantum computer는 “processor”를 딱 한 번 지나면서 모든 숫자(0-255)에 대한 계산을 수행 할 수 있다. 반면에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는 0부터 255까지 각각의 숫자를 한 번에 한 개씩 수행할 수 있으므로 양자컴퓨터에 비해 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결과는 앞에서 언급한 소인수분해에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양자컴퓨터의 첫 번째 응용이 암호해독과 관련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양자컴퓨터의 비약적인 속도의 향상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quantum parallelism이라고 할 수 있다.

Quantum parallelism이 속도 향상에 효과가 있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 풀려고 하는 문제의 구조가 매우 많은 해답을 갖는 구조이어서는 안 된다. 실제로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운 점은 다음과 같다.

양자컴퓨터의 연산은 작은 원자스케일의 시스템내의 Hilbert Space라는 수학적인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양자전산(quantum computation)은 초기의 잘 정의된 상태에서 복잡한 마지막 상태까지의 궤적을 알아내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런 궤적를 계속 추적하는 것 은 상당히 어렵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양자컴퓨터는 섭동(perturbation)에 대단히 민감하다는 것이다. 섭동은 연산상의 궤적를 이탈시키게 한다. 섭동의 원인은 외부의 노이즈에 의해 생긴다.

그러나 외부의 노이즈에서 양자컴퓨터을 고립화시키는 데에는 근본적인 제한이 없다.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의 연구팀들은 최근, 양자 컴퓨터가 계산 중의 오차를 보정해 낼 수 있음을 밝혔다. 특히 Raymond Laflamme를 비롯한 로스 알라모스의 과학자들에 의해, 7개의 큐비트들로 이루어진 큐바이트(qubyte)에 대한 신뢰할 만한 계산을 수행하면서 또한 큐비트들 중의 하나가 망가질 가능성을 보정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자 로직 게이트들은 최근에 들어 구현되기 시작하였으며, 이제 세 개 이상의 양자 시스템을 동시에 연결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수십 개의 qubit을 처리할 수 있는 quantum computer는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올해 미국물리학회장이 21세기 물리학의 주요연구과제로 꼽았으며 세계 주요 언론에서도 양자컴퓨터 기술이 21세기 인류 문명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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