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워싱턴은 전례없는 지각변동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미국 공화당의 제퍼슨 원의원이 자신의 정치신념을 따르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과거 미국의 상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50:50의 비율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퍼슨 의원의 탈당은 미국 정계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한 의원의 ‘결정’이 미국의 정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결정’의 중요성은 쉽게 알 수 있다. 미국 담배의 대명사로 꼽히는 ‘말보로 담배’의 경우 처음에는 여성용 담배로 제작되었으나, 판매가 저조해 남성용 담배로 이미지를 바꾸는 전례없는 ‘결정’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결정’이 결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무래도 실패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의 경우 금융기관으로 변신하려는 ‘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루어졌다. 그리고 엄청난 실패를 거두고 원상복귀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4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조 8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단 하나의 결정으로 낭비된 것이다.

결정이라는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결(決)은 뚝을 끊어서 물을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정은 집을 짓기 위해서 올바른 길에 머문다는 뜻이다. 즉 뚝을 끊어서 물을 흐르게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과 집을 짓고 정착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상황을 보여주는 단어이다. 뚝을 잘못 끊어서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그 상황은 참으로 암담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집을 올바른 곳에 짓지 못하면 그 후손들은 두고두고 고생할 수밖에 없다.

우리대학의 상황을 살펴보면 결정이라는 것을 너무도 소홀히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결정이라는 것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소수이며, 이로 인해 피해받는 것은 우리대학 구성원 모두이다. 또한 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모두의 의사소통을 통한 합리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일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합리적 선택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소수의 의견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 우리대학의 발전을 위해 결정을 할 때 우리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결정이 결정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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