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의 축제 기간인 지난 5월, 우리 대학에서도 23일에서 25일까지 대동제가 열렸다.

대동제는 다른 대학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 축제의 이름이다. 대동(大同)의 뜻은 ‘차별 없는 새로운 세계’라 한다. 이것은 대학의 축제가 대학인의 신념과 사상을 펼치는 장으로 그 역할을 하던 80년대에, 대학축제의 이름으로 불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 전농벌의 대동제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더 이상의 새로운 세계는 아니었다.

전체적인 대동제의 판은 예년과 다를 바 없었다. 상품을 건 몇 가지 게임과 주점 그리고 총학생회에서 기획하는 중앙무대. 학생들의 참여를 높여보고자 기획됐던 것은 ‘연대주점’과 ‘거리문화제’였다. 그러나 거의 모든 주점을 사회단체와 연대로 운영하여 단순한 주점이 아닌 연대의 장을 만들겠다던 계획은 결국 소수의 연대주점으로 그 명맥을 유지했고, 대동제 중에 가장 중요한 행사로 기획했다던 ‘거리문화제’는 축제를 지켜본 이로 하여금 어느 것이 ‘거리문화제’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홍보와 그 진행에 있어 한계를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도가 낮은 우리 대학의 대동제에도 북적대는 곳은 있었다. 그곳은 막걸리와 안주를 나르기에 바빴던 주점 앞이었다. 중앙무대의 관객석이 텅 비어 있어도 밤마다 주점 앞은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대학축제가 주제(酒祭)뿐인가”라는 비판의 말도 있었다.

그러나 대학의 축제에서 술이 빠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캠퍼스 곳곳에서 촛불을 켜고 주거니받거니 기울이는 막걸리 잔은 대학축제의 낭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낭만만이 있고 ‘대동’이 없는 주제(酒祭)가 대동제에서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번 대동제의 마지막 날 프로그램에 ‘대동놀이’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중앙무대에 참여한 동아리의 학생 그리고 지켜보는 몇몇 학생들간의 놀이였을 뿐, 그것과는 떨어져 옹기종기 주점에 모여 앉은 여러 학생들과의 대동은 아니었다. 이제는 즐거운 주제(酒祭)와 함께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신명풀이’인 대동놀이에 모두가 참여하여 한 판 놀아보는 대동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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