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처음 대학에 입학할 때는 큰 기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교실 밖 세상을 몰랐던 나이기에 낯선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해서 무엇보다 인간 관계가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서 입학 후 바로 찾아간 동아리방, 근데 이게 웬일인가?

“웬만하면 하지 마라” “왜 왔냐?”

그런 말을 듣고 더 오기가 생겼다.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는 다짐과 함께 나의 동아리 생활은 시작되었다. 태권도를 하려면 다리를 찢어야 하는데 사나이 대장부가 다리를 찢으며 울기도 하고 운동하는 것도 많이 힘들었다. 특히 본인은 몸 자체가 뻣뻣해서인지 몰라도 남들이 하는 것의 배의 노력을 요구했다. 땀흘린 다음에 먹는 밥 한끼와 술 한잔, 정말 형제만큼 끈끈한 정. 그런 것들이 나를 강하게 만들었을까? 1학년을 마치고 바로 입대했는데 힘든 훈련도 가뿐했다.

아무튼 태권도 덕분인지는 몰라도 훈련소에서 최우수 훈련병에 뽑히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군 생활하면서도 태권도를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남들은 땀흘려 뛰는데 “○병장님, 똑바로 하십시오.” 이렇게 고참한테 훈계도 할 수 있었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었다. 그리고 휴가 때마다 들러본 태권도 동아리방. 시험기간,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나온 형들이 잘 대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지금은 복학해서 예전의 형들 위치에 서게 되었다. 특히 동아리 회장(부장)을 맡다 보니 공부할 시간도 많이 줄고 다른 것들도 많이 신경 쓰고 나름대로 계획했던 것들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앞서지만 태권도가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또 동아리 일을 하다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나도 모르게 정신적·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 되었다. 아무튼 부족한 회장(부장)이지만 믿고 따라주는 형들과 가끔 속썩이지만 귀여운 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우리 동아리 구호로 끝을 맺겠다.

‘無敵市立 不滅跆拳’

박찬석(토목공학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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